고려시대의 금자사경으로 당나라 구마라습(鳩摩羅什)이 한역한 주본 『화엄경』 80권 가운데 제15권이다. 1권 1축으로 2004년 6월 26일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서울특별시 강남구에 거주하는 유상옥이 소장하고 있다.
권 머리의 발원문에 의하면 영록대부휘정사령장알경연경사사(榮祿大夫徽政使領掌謁卿延慶司事)라는 관직에 있던 정독만달아(鄭禿滿達兒)가 부모, 원나라 황제, 고려 왕 등을 축원하기 위해 『화엄경』 81권과 『수능엄경(首楞嚴經)』 10권을 사성(寫成)한 것이다. 권 머리에 사성발원문(寫成發願文)과 변상도(變相圖)가 붙어 있는데, 이 사경은 이 사경은 원나라에서 사성된 고려사경으로 고려사경의 격식을 제대로 갖추고 있어 고려에서 건너간 전문 사경승(寫經僧)에 의해 제작된 사경으로 생각된다.
『화엄경』은 80권으로 구성되었는데 아마 1권이 추가된 것은 「보현행원품」일 것이다. 이유는 1984년 보물로 지정된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입부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정원본 (紺紙金泥大方廣佛華嚴經入不思議解脫境界普賢行願品卷貞元本 )’과 비교해 보면, 제본 형태가 절첩본(折帖本)으로 다를 뿐 사성발원문의 형식이 같고 내용도 동일한데 역시 『화엄경』 1권을 필사한다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두 사경 모두 권수의 변상도, 본문 글씨와 필사연도 등이 동일한 점으로 보아 정독만달아의 사경으로 볼 수 있으며 또 동일한 사경승에게 의뢰하여 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권수의 사성기와 정교한 변상도, 그리고 본문 글씨 등에서 보면, 중국 원나라에서 사성된 고려사경의 전성기 작품으로 고려와 원나라와의 관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