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판본(石版本). 『산학입문(算學入門)』의 자매편이다. 책의 내용목차는 직방원율(直方圓率)·구삼고사현오지도(勾三股四弦五之圖)·구삼고삼현사영지도(勾三股三弦四零之圖)·방면구현(方面求弦)·원경구방면(圓經求方面) 등 47개장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의 머리말 중에 다음과 같은 단서가 붙어 있다. “일찍이 박율(朴繘)이 저술한 산서는, 그가 죽은 뒤 최석정(崔錫鼎)의 서문을 붙여 아들 두세(斗世)의 손으로 간행되었으나, 오류가 많고 빠진 곳도 있고 해서 보완하였다. 원본인 박율의 『산학본원』이 『산학계몽』을 바탕으로 삼았던 것처럼, 이 책도 원본을 바탕으로 엮은 수정판이다.”
박율은 최석정의 『구수략(九數略)』에 선조 때(1567∼1608)에 문과에 합격하여 장단부사를 지냈다는 정도의 기록이 있을 뿐이다.
주로 구고현(勾股弦), 즉 직각삼각형의 성질을 이용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밖에 천원일술(天元一術)의 항에서는 『산학계몽』 중의 천원술(天元術)과 『수리정온(數理精蘊)』에 소개된 유럽계의 방정식 해법이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은 동일하다는 차근방(借根方)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황윤석이 덧붙인 주석임이 틀림없다. 이것은 『동문산지(同文算指)』 중의 제곱근 구하기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가 전문수학자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천원술과 차근법을 비교할 만큼 깊은 연구를 했는지는 의심스럽다. 그러나 주자학(朱子學)을 숭상하고 있던 당시의 형편에서 산학에 관심을 가진 점은 우리 나라 수학사에서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이 책은 『동문산지』·『수리정온』 등 유럽계의 수학서를 참고한 흔적은 없고, 실제 내용면에서는 박율의 것을 거의 그대로 복원, 보완시킨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