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조씨(曺氏). 법호는 서암(恕庵). 전라남도 나주 출신. 15세에 집을 나와 명산대찰의 여러 고승들을 만난 다음 전라남도 곡성운흥사(雲興寺)에서 대운(大雲)을 스승으로 삼아 출가하였다.
그 뒤 불경을 공부하다가 나주불호사(佛護寺)의 인곡(仁谷)과 영파(永坡), 해남대둔사(大芚寺)의 화담(華潭)과 문암(聞庵), 장흥보림사(寶林寺)의 인암(忍庵), 순천선암사(仙巖寺)의 침명(沈溟), 해남미황사(美黃寺)의 붕명(鵬溟) 등을 찾아가서 선과 교학의 요지를 문답하여 심법(心法)을 터득하였다.
그 뒤 운흥사로 돌아와서 은사인 대운의 법맥을 이어받고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그때부터 운흥사동암(東庵)에서 강석(講席)을 열어 수년 동안 후학을 지도하다가 대둔사로 옮겨 참선수행에만 몰두하였다.
“유가(儒家)의 글은 원래 맛을 붙일 곳이 없다”고 하면서 유교의 글을 물으면 응대해주지 않았는데, 이는 세속적 이익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예도 일가견을 이루었다. 1876년 가을에 해남 비봉산 낙서암(樂棲庵)에서 단정히 앉아 입적하였다. 부도와 비는 대둔사에 세웠으며, 제자로는 상운 응혜(祥雲應惠), 쌍수 송원(雙修松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