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에서는 ‘ㄷ·ㄸ·ㅌ·ㄴ’이 이에 속하는데, ‘斗·覃·呑·那’의 초성에 각각 해당된다.
기본자로 제시한 ‘ㄴ’은 상설부상악지형(象舌附上一腭之形 : 혀끝이 윗잇몸에 닿는 형상을 본뜸.)이라 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설음은 윗잇몸에 혀를 붙여내는 소리가 된다. 중국음운학의 용어를 수용한 것이다.
설음 ‘ㄷ·ㄸ·ㅌ·ㄴ’을 조음방법에 따라 각각 전청(全淸)·전탁(全濁)·차청(次淸)·불청불탁(不淸不濁)으로 분류하고 있다.
『훈민정음』의 용자례(用字例)에는 초성으로서 ‘뒤[茅]·담[墻]·고티[繭]·두텁[蟾蜍]’과 ‘노로[獐]·납[猿]’과 같이 ‘ㄷ·ㅌ·ㄴ’의 예만 제시되었고, ‘ㄸ’의 예시는 없다. ‘ㄸ’은 한자음 표기에 주로 쓰였다.
종성의 설음으로는 전청의 ‘ㄷ’과 불청불탁의 ‘ㄴ’만이 쓰였는데, 이는 『훈민정음』의 “然ㄱㅇㄷㄴㅂㅁㅅㄹ八字可足用也”라는 소위 8종성법 규정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용자례에는 ‘갇[笠]·싣[楓]’과 ‘신[履]·반되[螢]’와 같은 종성 ‘ㄷ·ㄴ’의 예시만 있고 ‘ㅌ’의 예시는 없다. 어간말의 ‘ㅌ’은 휴지나 자음 앞에서 ‘밭→받(도)’과 같이 실현되었기 때문이다.
중세국어에서는 현대국어에서와는 달리 음절말 위치에서 설음 ‘ㄷ’은 치음 ‘ㅅ’과 철저히 구별되었다.
15세기에는 ‘걷너→건너[渡]’라든가 ‘ᄃᆞᆮ니-→ᄃᆞᆫ니-[行]’와 같이 설음 ‘ㄷ’은 비음 앞에서 ‘ㄴ’으로 역행동화하기도 하였으나, 치음의 ‘ㅅ’은 이런 동화를 입지 않았다. ‘ㄹ’은 『훈민정음』에서 반설음(半舌音)으로 따로 분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