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2책. 석인본. 1897년 손자 화수(華秀)·기수(岐秀) 등이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유영선(柳永善)의 서문, 권말에 권순명(權純命)·전원식(田元植)·전기수(田岐秀)의 발문이 있다. 전주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권1에 시 106수, 서(書) 2편, 잡저 14편, 권2에 잡저 33편, 서(序) 2편, 기(記) 3편, 제발(題跋) 5편, 변(辨) 1편, 제문 1편, 부록으로 행장 등이 수록되어 있다.
잡저의 「하락(河洛)」에서는 하도낙서(河圖洛書)에 대한 철학적 규명을 통해 만물의 변화와 음양오행의 관계를 통찰하였다. 「선후천(先後天)」에서는 복희(伏羲) 선천(先天)의 체(體)와 문왕(文王) 후천(後天)의 용(用) 관계의 조화로운 질서를 논리적으로 규명하였다.
「태극(太極)」에서는 태(太)를 대일(大一)의 상(象)으로, 극(極)을 극지(極至)의 의(義)로 보아 음양오행 및 이기(理氣)를 설명하고 있어 저자의 경전에 대한 철학적 깊이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한무제기박망원(漢武帝起博望苑)」·「위상간벌흉노(魏相諫伐匈奴)」·「엄우간신망(嚴尤諫新莽)」·「황소입장안(黃巢入長安)」·「한문공제전횡문(韓文公祭田橫文)」 등 다수의 글은 중국 역사에서 후세에 경계가 될 만한 사건을 간추려 비판적 안목으로 논한 것이다. 저자의 사관을 엿볼 수 있는 자료들이다.
「동사만록(東史謾錄)」은 단군·기자조선의 건국 의의, 신라 삼성(三姓)의 신화적인 탄생 설화에 대한 논리적 비판, 고려·조선의 성쇠 존망의 원인을 종교와 교육의 측면에서 분석, 비판하고 있다. 역사의 시각을 새롭게 하는 자료로 평가된다.
이밖에 「강서존덕성(江西尊德性)」은 육구연(陸九淵)이 존덕성(尊德性)을 주장으로 삼고 도문학(道問學)은 절거해 버린 학문적 오류에 대해 이론적으로 반박한 내용이다. 그가 남긴 논설 중 비중 있는 글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