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1629년 그가 송도유수로 나갔을 때에 그곳에서 들었던 특이한 이야기들을 파적(破寂)과 문교(文敎)에 도움을 주고자 1631년 완성한 글이다.
책머리에 자서를 싣고, 본문에는 서경덕(徐敬德)·차식(車軾)·안경창(安慶昌)·최영수(崔永壽)·황진이(黃眞伊)·한명회(韓明澮)·차천로(車天輅)·한호(韓濩)·이유성(李有成)·전승개(田承漑)·임제(林悌) 등의 송도 출신 인사들에 관한 설화를 수록하였다. 그리고 송악 신사(神祀)에 관한 이야기, 노국공주릉이 도굴 당한 이야기, 화장사(花藏寺) 뒤의 바위 구멍에 살던 뱀의 이야기를 싣고 있다.
『송도기이』의 부록에는 고려의 우왕과 창왕 정위왕씨설(定爲王氏說), 이죽천송도견문후(李竹泉松都見聞後)를 수록하였다. 책 끝에는 신익성(申翊聖)·이식(李植)·이경전(李慶全) 등의 발문이 있다.
『송도기이』 속에 실린 황진이에 관한 설화는 널리 알려진 것이다. 이 책에서 주목할만한 사항은 작가의 문인으로서의 기록의식이다. 이덕형이 시재어사(試才御史)로 송도에 파견되었을 때에 안사내(安四耐)·진주옹(陳主翁)으로 알려진 80고령의 이야기꾼으로부터 신이(新異)한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 들었던 내용들을 유수로 재직하면서 다시 회상하며 글로 옮겼다.
『송도기이』의 의의는 한 지역의 설화를 채집한 것보다는 이야기꾼으로부터 기록자에 이르는 설화 내지 소설의 기록화 과정을 보여준 좋은 예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곧, 기록화 단계에서의 작자의 창작정신은 높이 평가할만한 점이라 하겠다. 이 책은 『대동야승(大東野乘)』 권71에도 수록되어 있으며, 원본은 규장각도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