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여산(礪山). 자는 순지(順之), 호는 난곡(蘭谷). 임진왜란 때 이조좌랑으로 명나라와의 교섭에 크게 활약하였던 이호민(李好閔)의 사위이다.
1609년(광해군 2)에 진사에 급제하였으나 세상이 혼란함을 이유로 관직을 택하지 않은 채 은둔생활을 하였다. 문장·글씨·그림으로 유명하여 삼절(三絶)이라고 불렸다. 그가 화원이었다는 ≪동국문헌≫ 화가편(畵家篇)의 기록은 그의 가계나 행적으로 보아 잘못된 것이다.
지금 알려진 그의 그림으로는 <청록산수화 靑綠山水畵>(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축(軸)과 1648년 기년작(紀年作)인 <묵매도 墨梅圖>(서울대학교 박물관 소장)가 있다.
<청록산수화>에는 비교적 자세한 필치로 원근감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묵매도>는 어몽룡(魚夢龍)·오달제(吳達濟)·조지운(趙之耘) 등 조선 중기의 묵매화가들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잘라진 굵은 가지와 수직으로 곧게 뻗어올라간 몇 개의 가느다란 가지로 구성되어, 조선 중기 묵매화의 전형적인 구도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