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4책. 필사본. 권두에 심재의 자서와 범례가 있어 이 책 수집의 동기와 목적, 그리고 이용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권1에 구양공독서법(歐陽公讀書法) 등 124편, 권2에 퇴계언행록(退溪言行錄) 등 126편, 권3에 택리지 등 168편, 권4에 인생천지지내(人生天地之內) 등 139편이 수록되어 있다. 순서가 없이 정리된 것이기는 하지만 내용은 학자들의 수신과 제가에 필요한 것들이어서 학문을 연구하는 데 지침서가 된다.
「구양공독서법」에서는 독서하는 방법과 순서를 밝히면서 육경의 자 수를 전부 셈하였다. 『효경』 1,903자, 『논어』 1만 1,705자, 『맹자』 3만 4,685자, 『주역』 2만 4,107자, 『서경』 2만 5,700자, 『시경』 3만 9,234자, 『예기』 9만 9,010자, 『주례』 4만 5,806자, 『좌전』 19만 6,845자로, 하루 300자 정도 읽게 되면 1,597일이 걸리며, 약 5년 정도면 경전을 독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중봉(趙重峯)」에는 선조 때 조헌(趙憲)이 지식이 뛰어나 일본과 전쟁이 일어날 것을 미리 알고 있어, 그 부인에게 무거운 짐을 이게 하고 길 걷기를 연습시켰다. 또한 하늘에서 천둥과 번개가 치는 것을 보고 이것은 하늘의 북이니 도요토미[豊臣秀吉]가 군사를 일으킨다고 예언하였으나 세상 사람들은 이를 믿지 않았으며, 왜군이 갑자기 쳐들어오자 의병을 일으켜 적과 싸우다가 금산에서 부자가 함께 전사하였다고 적었다.
「남사고(南師古)」에는 남사고를 세상에서는 지관(地官)으로 알고 있으나 그 재주가 뛰어나서 아는 것이 지술에만 그치지 않았고, 일찍이 이황(李滉)에게 글을 배워 학문도 능하였으므로 호를 격암(格菴)이라 하였으며, 선비들이 추종하였다고 적었다. 또한, 이수학(理數學)에 정밀하여 앞일을 잘 알고 있었는데, 늙을 때까지 과거를 여러 번 보았으나 합격하지 못하므로, 사람들이 알면서 부질없는 일을 하는 이유를 묻자, 명이 궁한 것은 알지만 항상 만일의 요행을 기다린다고 설명하였다.
그밖에도 많은 실화와 학설이 있는데 송시열(宋時烈)·이이(李珥)·이식(李植)·이의현(李宜顯) 등의 언설을 많이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