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태후(順敬太后)의 본관은 전주(全州)이다. 아버지는 장익공(莊翼公) 김약선(金若先)이고, 어머니는 무인집정 최우(崔瑀)의 장녀이다. 태후의 성정은 유순하였다고 한다. 1235년(고종 22) 원종이 태자였던 시절 태자비로 간택되어 경목현비(敬穆賢妃)에 책봉되었다. 1236년에 충렬왕을 낳았고, 이후 연이어 딸을 낳았다. 그러나 16세인 1237년(고종 24) 7월 29일 사당리(社堂里) 사제(私第)에서 병으로 사망하였다. 곧 서울 남쪽의 본가로 옮겼다가, 10월 7일에 가릉(嘉陵)에 장사하였다.
사망한 즉시 시호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나 그 시호는 알 수 없다. 1262년(원종 3)에 정순왕후(靜順王后)로 추존되었으며, 아들 충렬왕이 왕위에 오르자 태후에 추존되어 시호를 순경태후(順敬太后)라 하였다. 1305년(충렬왕 31)에는 태후의 고향인 황려현(黃驪縣)을 여흥군(驪興郡)으로 승격시켰다. 1310년(충선왕 2) 원나라 무종(武宗)이 제서(制書)를 내려 충렬왕과 충선왕의 모와 조모로서 그 품격이 매우 고고하다고 하여 '고려왕비(高麗王妃)'로 추봉하였다. 태후의 능인 강화 가릉은 현재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도면 능내리 산16-2이며, 1992년 사적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