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원의 찬과 서문 1편으로 『불국사사적(佛國寺事蹟)』에 인용되어 있다. 화엄종의 주존불인 비로자나불과 협시보살인 문수·보현보살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신라 제49대 헌강왕의 후궁인 권씨가 승하한 선왕을 추복(追福)하기 위하여 불국사 광학장(光學藏) 강당 왼쪽 벽에 비로자나불상을, 그리고 그 좌우로 문수·보현보살을 그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화엄사사적(華嚴寺事蹟)』에도 인용되어 있는데, 각 사찰의 편의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기재되어 있다.
최치원은 중국 화엄의 대성자 법장(法藏)의 전기 『법장화상전(法藏和尙傳)』과 우리나라 화엄의 개조라 할 수 있는 의상(義湘)의 전기 『부석존자전(浮石尊者傳)』, 그리고 해인사의 창건주인 화엄종 승려 순응(順應)과 이정(利貞)의 전기 『석순응전(釋順應傳)』과 『석이정전(釋利貞傳)』을 가야산에서 저술했다. 이러한 저술을 통해서 그가 화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최치원은 『화엄경(華嚴經)』에 그려진 삼존불에 대한 찬과 서문을 서술한 것으로 짐작된다.
비로자나불은 진리 자체를 상징하는 부처로 비로자나라는 것은 불의 광명이 어디에나 두루 비친다는 뜻이다. 즉 비로자나불은 진리의 몸이 온누리에 두루 비치는 큰 빛을 내어 모든 이들을 이끌어 주는 부처를 가리킨다. 비로자나불은 『화엄경』의 주존불로 화엄종에서 주예배불로 존중받아 크게 유행한 불상이다. 『화엄경』에서는 비로자나불의 협시보살로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두어 삼존불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보현이 세상 속에 뛰어들어 실천적 구도자의 모습을 띠고 활동할 때 문수는 사람들의 지혜의 좌표가 되기도 하였다.
최치원은 신라에 화엄대학(華嚴大學)이 십산(十山)에 있다고 하여, 화엄교학의 폭넓은 유포를 강조하였다. 즉 그가 말하는 십산은 팔공산의 미리사(美理寺), 지리산의 화엄사(華嚴寺), 태백산의 부석사(浮石寺), 가야산의 해인사(海印寺)와 보광사(普光寺), 공주의 보원사(普願寺), 계룡산의 갑사(甲寺), 금정산의 범어사(梵魚寺), 비슬산의 옥천사(玉泉寺), 모악산의 국신사(國神寺), 부아산의 청담사(靑潭寺) 등이다.
『화엄경』의 삼존불에 대한 찬문으로, 당시 통일신라시대 화엄학의 위상과 의미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