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 ‘권(卷), 광[庫]’ 등의 [kʷ]와 같이 원순모음에 의하여 그에 선행하는 자음이 역행적으로 원순화하는데 이는 음성적인 상사(相似)에 지나지 않는다.
국어의 경우에는 순음 ‘ㅂ·ㅍ·ㅃ·ㅁ’에 의하여 후속모음 ‘으·ᄋᆞ’가 원순모음인 ‘우·오’로 순행동화되는 음운현상인 원순모음화(圓脣母音化)를 일컫는다.
원순모음화로서의 순음화는 중앙어에서는 17세기 말엽에 생산적으로 이루어져 ≪역어유해 譯語類解≫ (1690)에‘불(「블), 붓다(「븟다)’ 등이 보이고 ≪동문유해 東文類解≫ (1748)에는 ‘ᄲᅮᆯ[角], 풀[草], ᄂᆞ물[菜], 붉다[紅]’ 등이 보이는데, 이는 어간형태소 내부에서의 경우이다.
19세기에 이르러서는 형태소 경계에서의 원순모음화도 실현될 수 있게 확대되었는데, ‘드리우시문, 널부리다, 나문, ᄉᆞ무미랴’ 등에서와 같이 용언활용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분철표기를 흔히 보인 체언곡용의 경우에는 원순모음화를 일으키지 않음이 일반적이다(ᄉᆞᄅᆞᆷ으로, ᄆᆞ음을, 몸을, 입을, 집을, 뒷거름을).
현대국어에서는 어간형태소 내부에서는 원순모음으로 굳어졌고, 형태소 경계에서 어간말의 순음에 의하여 조사의 첫 모음 ‘ㅡ’는 역시 ‘ㅡ’에 가깝게 실현되나 어미의 ‘ㅡ’는 ‘ㅜ’에 가깝게 수의적으로 순음화한다.
이 원순모음화는 모음체계에서 볼 때에 ‘ㅡ’ 와 ‘ㅜ’가 원순성에 의한 대립의 짝이 됨을 뜻한다. 이 원순모음화에 이어 18세기 후기에는 순음 아래에서 ‘ㅗ’가 ‘ㅓ’로 바뀌는 비원순모음화가 보여(몬져>먼져:1794년의 諭諸道臣綸音에서) 차츰 확대되었는데, 이 이화적(異化的)인 현상은 또다시 ‘ㅗ’ 와 ‘ㅓ’가 원순성에 의한 짝이 되도록 모음체계상의 재구조화가 이루어진 증거가 되는 것이다.
‘으>우’의 원순모음화 이외에 일부 남부방언과 동북방언에서 일어난 ‘ᄋᆞ>오’의 현상도 있다. ‘ᄆᆞᆯ>몰, ᄆᆞᆰ다>몱다, ᄑᆞ리>포리, ○>○(폿)’ 등에서 볼 수 있는 순행동화로서의 이 원순모음화는 제1음절에서의 ‘·>ㅏ’의 합류가 일어나기 전에 실현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음을 말해준다. 대부분의 방언에서는 ‘·>ㅏ’가 원순모음화에 앞서 일어났기에 ‘ᄆᆞᆯ>말’만이 실현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