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가로 120㎝, 세로 58㎝, 두께 15㎝의 흰 대리석에 시각선과 절기선을 그려 만든 이 평면 해시계에는 ‘신법지평일구(新法地平日晷)’라는 글자 이외에도 ‘숭정9년세차병자일전 흠정수독부신탕약망나아곡(崇禎九年歲次丙子日躔 欽定修督陪臣湯若望羅雅谷)’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숭정 9년은 1636년으로 여기에 신법이라는 설명이 붙은 것은 이 해시계가 정통적 동양식 해시계가 아니라, 당시 중국에 들어오기 시작한 서양식 해시계이기 때문이다.
세종대왕기념관에도 크기는 더 작지만, 같은 형식의 신법지평일구가 하나 더 보관되어 있으며, 이들에 대한 기사가 『증보문헌비고』에 남아 있다.
이 해시계는 중국에서 이천경(李天經)이 감독해서 만든 것으로 탕약망(湯若望, Adam Schall)과 나아곡(羅雅谷, Rho, J.) 등 서양 선교사들이 고안한 것이다. 시각선 이외에 13줄의 절기선이 쌍곡선처럼 그려져 있는데, 가운데에 삼각형의 구리기둥을 세워 그 그림자 끝이 어느 절기선을 따라가는지 보아 절기를 알 수 있다. 이 해시계의 표준위도는 이은성(李殷晟)의 계산결과 북위 39°54′로 밝혀졌는데, 이는 북경의 위도에 상응한다.
숭정 말년에 북경에서 가져왔다는 기록이 확실함을 알 수 있다. 소현세자(昭顯世子)가 청나라에서 볼모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1645년(인조 23)에 그들 일행이 이 310㎏짜리 해시계를 싣고 온 것으로 보인다.
원래 창덕궁의 홍문관 남쪽 계단에 있던 이 해시계는 1770년(영조 46) 관상감에 돌로 대를 쌓아 옮겨놓았다가 일제 때에는 창경궁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광복 후 명정전 뒤에 보관되었던 이것은 1970년대에 세종대왕기념관으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