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基). 1986년 12월 5일에 대구광역시 문화재자료(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었다. 장승은 계명대학교 뒤쪽인 양산골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다. 옛날에 양산골은 50∼60호 가량이 거주하는 마을이었으며 절이 있었다고 전한다.
높이 140cm, 둘레 95cm의 화강석으로, 약간 다듬은 흔적을 엿볼 수 있으며 머리는 탕건의 형태를 연상하게 하는 관모를 씌웠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눈썹 · 코 · 입 등이 떨어져 나가 정교하지 못하고 대략적인 윤곽만 남아 있다.
머리의 위쪽에는 성혈과 여성의 음부를 나타낸 선이 측면에 그려져 있다. 마을 사람들에 따르면 양산골뿐만 아니라 다른 동네에 사는 사람들까지도 이곳에 와서 정월대보름이나 섣달그믐날에 목욕재계한 뒤 술 · 과일 · 포 등의 제물을 차리고 가정의 평안과 자손의 무사고를 빌었다고 한다.
이 장승이 본래 사찰장승이었는지 아니면 순수한 마을장승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후대로 내려올수록 민간신앙화하는 양상을 살필 수 있다. 그것은 옛날 이 마을이 절 입구에 있었다고 한 것으로 볼 때, 처음에는 사찰장승이었다가 폐사된 이후 민간신앙화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장승의 눈 · 코 · 입을 갈아서 먹으면 잉태나 낙태에 좋다는 민간의 속신이 이 장승에도 적용되어 장승의 얼굴이 수난을 겪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인면형 장승일 경우 대개는 얼굴 중심으로 조각되고 나머지는 생략하는 수가 많다. 그러나 이곳 장승은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