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日]·달[月]·산(山)·내[川]·대나무[竹]·소나무[松]·거북[龜]·학(鶴)·사슴[鹿]·불로초(不老草, 芝)라고 말하기도 하고, 해·돌[石]·물[水]·구름[雲]·소나무·대나무·불로초·거북·학·산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불로장생의 비술을 터득한 신선(神仙)에 대한 열망으로 인하여 동식물 및 자연에서 장생과 관련된다고 생각되는 열 가지의 사물을 골라 그 표상으로 삼은 것이라고 여겨진다.
고려 말 이색(李穡)의 『목은집(牧隱集)』에는 “내 집에 십장생이 있는데, 병중의 소원은 장생(長生) 뿐이니 차례로 찬사(贊詞)를 붙였는데 운(雲)·수(水)·석(石)·송(松)·죽(竹)·지(芝)·구(龜)·학·일(日)의 제목으로 시를 지었다.”라고 하며, 십장생시(十長生詩)를 남겨 놓았다.
조선시대에는 세시(歲時)에 세화(歲畵)를 나누어 주었는데, 세화에는 일(日)·월·산·천(川)·죽·송·구·학·녹(鹿)·지(芝) 등이 그려져 있었고, 항간에서는 이 그림을 문 위나 방 벽에 붙여 놓는 풍습이 있었다. 조선 성종 때의 성현(成俔)은 세화를 하사받은 뒤 시를 지어 다음과 같이 『허백당집(虛白堂集)』에 남겨 놓았다.
“해달은 늘 비춰 주고 산천은 변함이 없네. 송죽은 눈서리를 업수이 여기고 거북과 학은 장수로 태어났네. 흰 사슴은 그 모습 어찌 그리 깨끗한고. 붉은 불로초는 잎이 더욱 기이하네. 십장생의 뜻이 하도 깊으니, 신도 또한 국은을 입었네(日月常照臨 山川不變移 竹松凌雪霰. 龜鶴稟期㶊 白鹿形何潔 丹芝葉更奇 長生深有意 臣亦荷恩私).”
이와 같은 열 가지 사물의 형태는 궁중을 비롯하여 민간에 이르기까지 가구나 장식품의 문양으로 옮겨져 사용되었다. 이를 취급하는 사람들은 매일 다루고 바라보면서 장생을 소망하는 뜻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병풍에도 산수화와 더불어 주요한 소재로 널리 쓰였고, 사찰의 담벽이나 내부의 벽면에서도 흔히 발견되며, 부녀자들의 노리개 등에도 이와 관련된 장식이 여러 모양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