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심리학은 언어를 산출하고 이해하는 심리 과정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분트가 체계를 구축하고, 하나의 문장이 하나의 전체 표상이라는 근대적인 개념을 정립하였다. 근대 언어심리학은 인지심리학의 체계 내에서 탐구되었고, 오늘날 인지과학이 수립되면서 그 관점이 확대되었다. 이 학문은 마음이 구조와 기능을 탐구할 뿐만 아니라 뇌에서의 언어적인 작용을 탐구한다. 이 학문은 복합적인 정보(언어)를 사람이 처리하는 보편적인 처리기제의 원리를 규명하여 앎의 구조와 기능을 해명하고자 한다. 이 학문은 한국어의 통사론과 의미론, 아동의 언어습득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공헌하고 있다.
이 분야는 심리학의 창시자인 분트(Wundt, W)가 이미 방대한 언어심리학(Sprachpsychologie)의 체계를 구축하고, 하나의 문장이 하나의 전체표상이라는 근대적인 개념을 정립하였다.
한국 심리학계에 언어의 문제가 처음 대학강의에 다루어진 것은 1950년대 말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강단에서 선, 당시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인 박창진(朴昌鎭)에 의해서이다. 이 당시의 언어심리학은 앞에서 언급한 분트 이후의 독일 고전언어심리학의 입장을 전수한 것이다.
강의에서뿐만 아니라 연구의 수행을 실제로 진행시킨 사람은 1960년대 중반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이의철(李義喆)이다. 이 시기가 인지심리학의 수용기의 시작이라 할 수 있고, 언어학자 촘스키(Chomsky, N.)의 변형생성 이론이 도입되면서 특히 서울대학교 어학연구소를 매개로 하여 심리학과 언어학의 합성어인 심리언어학(Psycholingstics)이라는 학제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이후 1980년도를 전후하여 해외에서 인지심리학을 공부한 연구자들이 귀국하여 언어처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대학강단에서의 강의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연구주제, 즉 낱자 내지 단어의 인식, 어휘과정, 문장해독, 담화 · 덩이글(discourse)의 이해와 추리, 그리고 아동의 언어습득 문제들이 활발히 탐구되어 그 성과가 쌓였다.
1986년부터 우리나라 학계에 인지과학의 정초가 확립됨으로써 언어심리학의 탐구의 열기는 더욱 가열되었다. 연구주제의 폭도 더욱 넓어져 음성 정보처리, 한글인식, 기계번역 및 독서문제를 포함한 전산적 접근이 왕성하게 진척되고 있다.
그 하나의 좋은 예로 한국인지과학회와 한국정보과학회가 심리학, 언어학, 철학, 신경과학 그리고 전산학의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을 망라하여 ‘한글과 한국어 정보처리 학술대회’를 1989년 처음 개최한 이후,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활발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언어심리학 이론의 견지에서 보면, 가장 복합적인 정보인 언어를 사람이 그렇게 빠르고 쉽게 처리하는 보편적인 처리기제의 원리를 구명하여 앎의 구조와 기능을 해명하는 일이 근본적인 과제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작업이 왕성하게 수행되면 실용적이고 응용적인 면에서의 수확도 함께 거둘 수 있으며, 다른 무엇보다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에 도움이 된다.
한국어의 통사론과 의미론에 대한 언어심리학적 공헌도 상당히 직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두드러진 연구업적은 한글 문자 내지 단어의 인식과 읽기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한글 사전을 전자사전화하려는 작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또 다른 방면에서의 연구업적은 아동의 언어습득 분야를 들 수 있다. 한국어의 습득에 관한 저서가 영어로 출간되었다는 사실도 특기할 만하다.
덧붙여 언급하거니와, 이제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인지심리학 관련 학술지들에 한국어에 관한 연구가 심심찮게 발표되고 있음도 눈여겨 볼 만하다. 논문들 중 대부분이 언어습득에 관한 것들이나, 외국학자에 의한 한글 표기체계에 관한 연구활동도 활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