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학은 언어의 본질·기능·변화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다. 과거와 현재의 모든 언어와 언어 전달 과정에서 생기는 물리적·생리적·심리적 요인, 문자에 의한 표기체계 등이 연구 대상이다. 언어 일반에 관한 보편적인 규칙을 연구하는 일반언어학과 일정 언어를 연구하는 개별언어학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음성학·음운론·문법론·의미론·방언학 등의 연구 분야로 나뉜다. 한 시기의 언어를 연구하는 공시적 연구와 공시적 연구에 대해서 언어의 변천을 다루는 통시적 연구가 있다. 우리나라의 언어학은 광복 전후의 국어학계 일각에서 일반언어학에 관심을 가졌던 데서 출발하였다.
과거와 현재의 모든 언어와 언어전달과정에서 생기는 물리적 · 생리적 · 심리적인 요인, 그리고 말을 기록하는 문자에 의한 표기체계 등이 연구대상이 된다. 이렇게 어느 한 언어에 한정되지 않고 언어일반에 관한 보편적인 규칙을 연구하는 것을 일반언어학이라 하고, 어떤 일정한 언어 혹은 국어를 연구하는 것을 개별언어학, 특수언어학 또는 국어학이라고 한다. 그러나 양자는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개개의 언어를 연구해서 보편적인 일반언어이론을 얻게 되고, 또 한편 개별언어의 연구는 일반언어이론에 의해서 유도되고 설명되어야 한다.
언어활동에 있어서의 음성을 연구하는 분야가 음성학(音聲學)이며, 이 음성이 어떻게 서로 대립하여 의미의 차이를 나타내며 언어에서 사용되는가를 연구하는 것이 음운론(音韻論)이다. 그리고 양자가 서로 협조함으로써 언어사용에 있어서의 음성의 본질과 그 기능을 연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음성이나 음운은 그 자체가 어떤 뜻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뜻을 지닌 대상과 그 결합관계를 연구하는 것이 문법론(文法論)이다. 문법론은 크게 형태론(形態論)과 통사론(統辭論)으로 나뉜다. 형태론은 형태소(形態素)와 그 형태소의 밀접한 결합에 관해서 기술하는 것이며, 통사론은 주로 단어를 기초단위로 하여 그것이 더 크게 문장으로까지 결합되어가는 과정 및 그 구조와 법칙을 기술, 설명한다.
의미론(意味論)에서는 의미를 지닌 단위들의 의미관계를 규명한다. 최근에는 문장이나 기타 요소가 발화 장면에서 가지는 특별한 뜻에 대해서도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 개인 혹은 한 작가의 언어작품에 나타나는 표현상의 개인적인 특징을 미적인 견지에서 연구하는 분야를 문체론(文體論) 또는 언어미학(言語美學)이라고 일컫는다.
또한, 언어심리학은 언어행동을 심리학적으로 연구하며, 언어사회학은 언어와 사회의 관계를 연구한다. 방언학(方言學)은 한 언어의 지역적 또는 사회적인 분열과 그 차이 그리고 그 언어구조를 연구한다.
이러한 연구들은 언어의 발전은 고려하지 않고 일정한 한 시기의 언어를 연구하는 것이며 이것을 공시적(共時的) 연구라고 한다. 공시적 연구에 대해서 언어의 변천을 다루는 부문을 통시적(通時的) 연구라고 한다. 언어의 통시적 연구를 역사언어학(歷史言語學)이라고 한다. 이는 문헌을 단계적으로 검토하여 이루어진다. 그러나 문헌자료가 없는 과거의 언어는 비교언어학적 방법에 의해서 연구할 수 있다.
비교언어학의 목적은 같은 계통의 여러 언어나 방언을 비교함으로써 공통조어(共通祖語)를 재구(再構)하고, 여기에서 여러 언어 혹은 방언의 변천과정과 그 역사를 밝히는 데 있다. 한편, 언어교육 · 언어장애 · 언어정책 등 실용적인 면을 연구하는 응용언어학(應用言語學)이 있다.
국내에서의 음운에 대한 연구는 훈민정음 창제 시기의 운학(韻學) 연구가 그 중 하나로, 주로 중국 한자의 음운 체계를 연구한 것이다. 그러나 운학에 대한 연구는 훈민정음 창제 이후로 크게 발전하지 않았으며, 한문과 중국어 학습을 위한 실용적 언어연구에 주로 국한되었다. 따라서, 현재 우리의 언어학은 대개 광복 후에 서구의 이론을 받아들이는 데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분야의 연구사는 비교적 짧은 편이다. 그렇지만 이 기간 동안 연구방향과 그 결과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언어학은 국어연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광복 전부터 국어연구에 있어서 일반언어학의 중요성이 인식되어, 광복 후 바로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에 현재까지 국내 유일한 언어학과가 설치된 것도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는 것이다. 결국 광복 전후의 국어학계 일각에서 일반언어학에 큰 관심을 가졌던 데서 우리나라 언어학은 출발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때는 소쉬르(Saussure, F. de)의 공시론(共時論)을 우위에 두는 일반언어이론이 중요시되고, 또 트루베츠코이(Trubetzkoy)를 중심으로 하는 프라그(Prague)학파의 음운론이론이 논의되기도 하였으나, 제한된 일각에서의 일이고 또 뚜렷한 방법론적 방향을 의식한 것이었다고는 볼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다음 단계에서의 새로운 언어학의 이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수용태세를 갖추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반언어학은 미국의 구조언어학(構造言語學) 등 1940년대부터 매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였으며, 1940년대와 1950년대는 끊임없는 연구의 계속으로 하나의 격동하는 발전기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세계학계의 상황 속에서 한국의 언어학도 6 · 25 후부터 미국 언어학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그 당시 우리의 개별어 연구에서 일반언어학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미국 언어학이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국어학계였다.
그러나 이 신이론에 접하면서도 이것을 완전히 소화하지 못한 채 1950년대 후반까지 계속되었다. 미국 언어학의 영향은 195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되어 1960년대 전반에 와서 고조된다. 즉, 국어의 기술(記述)에 이 이론이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그러나 유럽의 소쉬르의 언어이론이나 프라그학파의 음운론이론을 좀더 깊이 소화하여 국내 학계에서 이를 정착시키지 못한 단계에서 미국이론의 도입은 학계의 방향감각을 흔들리게 하였다.
우리 학계는 미국의 기술언어학을 당시 가장 유력한 방법론으로 받아들이며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미국의 기술언어학의 이론서가 여러가지 번역, 소개되었다. 이 시기에 쌓아올린 많은 업적들, 특히 기술언어학에 근거한 한국어의 구조에 관한 업적들이 우리 언어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또한 국어연구에서도 하나의 새로운 시기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향 속에서도 미국의 언어학을 유럽의 언어학과 관련시켜 보려는 시도 또한 있었다. 호건(Haugen)의 논문 「현대언어학의 제방향」이 김방한(金芳漢)에 의해서 번역된 것도 그 중의 하나이다. 또, 미국과 유럽의 연구동향과 일반언어학에 관한 논문을 모은 『언어학논고』(김방한, 1970)가 출판되었는데, 이것은 번역서를 제외한다면 우리나라 최초로 일반언어학이론에 관한 논문집이다.
이 시기에 당시의 학풍을 반영하는 허웅(許雄)의 『언어학개론』(1963)이 출간되었다. 이것은 번역물이 아닌 국내 최초의 개론서이다. 이렇듯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전반까지는 미국 기술언어학의 도입과 더불어 국어연구에의 적용이 비교적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이리하여 한국의 언어학이 한 발 더 진전하게 되었으며, 이에는 국어학자들의 구실이 매우 컸다.
한편, 미국의 언어학은 1960년대의 중반에 이르러 큰 방향전환이 생겼다. 촘스키(Chomsky, N.)에 의해서 비롯된 변형생성문법(transformational generative grammar)이 바로 그것이다. 인간의 언어에 대한 무한한 창조성과 보편성에 대한 설명을 강조하는 이 이론은 삽시간에 미국의 언어학계에 퍼져 촘스키 혁명이라는 말도 등장하였다.
국내의 언어학연구도 1960년대 말부터는 이 소용돌이에 휩쓸렸다. 이러한 경향은 이승환(李承煥) · 이혜숙(李惠淑) 공역인 『변형생성문법의 이론』(1966)으로 국내에 소개되었고, 이홍배(李鴻培) · 송석중(宋錫重) · 이맹성(李孟成) · 박순함(朴舜咸) 등 미국에서 연구한 학자들에 의하여 이 이론이 국어에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국내에서 이 이론 적용은 대개 1968년 전후를 비롯해서 활발하게 되었다. 이때는 (현재의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 중심적 구실을 하여, 이 연구소에서 발간하는 『어학연구』는 언어학자들의 중요한 발표지가 되었다.
『어학연구』에는 1966년 8월부터 변형문법에 관한 논문이 적극적으로 게재되며, 또한 각 대학의 논문집에도 대략 1968년을 전후해서 변형문법에 관한 논문이 나타났다.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변형문법에 관한 연구는 더욱 활발해져서 수없이 많은 관련논문이 쏟아져 나왔다. 또, 소장학자들은 1972년 ‘문법연구회’를 조직하여 변형문법이론의 토착화여부를 시험하였다.
그러나 변형문법 자체가 지니는 이론적인 문제로 이 이론이 계속 변모하고, 또 문법적으로 차이가 많은 국어에 이를 적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로 인하여 197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이의 해결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밖에 개별언어에 대한 연구는 국어를 제외한다면 일반언어학이론보다 뒤떨어져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알타이제어(Altai諸語)에 관한 연구가 국어의 계통과 관련하여 강조되었고, 특히 몽고어와 만주어에 관한 연구가 비교적 활발하였다. 구체적으로 김방한 · 박은용(朴恩用) · 성백인(成百仁) 등의 학자들의 연구가 있다. 이 밖의 개별언어에 대한 연구는 미미하지만 영어에서는 김석산(金石山), 중국어에서는 유창균(兪昌均) 등의 것을 들 수 있다.
세계 언어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생성문법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변천을 거듭하며 발전하고 있다. 변천이란, 생성문법 내부에서 생긴 논쟁으로 이것이 생성문법 발전의 한 특징을 이루고 있다. 촘스키의 초창기 생각은 『언어 이론의 논리 구조(The Logical Structure of Linguistic Theory)』(1955)에서 시작하여 『통사 이론의 제상(Aspects of the Theory of Syntax)』(1965)에서 생성문법의 '표준 이론'이 확립된다. 의미에 관해서 보면, 심층 구조가 의미 해석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그 이후의 논문에서는 그러한 생각에 변화가 생겨서 심층 구조뿐 아니라 표층 구조도 의미를 결정한다고 수정하게 된다. 이 견해가 1970년경 '확대 표준 이론'이 된다. 그 뒤 『언어에 관한 감상(Reflexion of Language)』(1975)에서는 의미해석은 표층 구조에서 모두 결정된다고 주장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개정 확대 표준 이론」이 된다. 이러한 수정 배경에는 「격 문법」이나 「생성 의미론」 등이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었다.
촘스키가 표준 이론을 제시했을 때 곧 그 수정한을 들고 나온 것이 필모어(Fillmore, C. J.)이다. 그는 자기의 「격 문법」을 들어 촘스키의 구 구조 규칙에서 도출되는 심층 구조보다 더 깊이 의미의 영역까지 고려한 기저의 구 구조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촘스키가 변형의 출발점으로 삼은 곳이 필모어에게는 변형을 겪은 구조가 되는 것이다. 필모어는 6개의 격을 결정하고 필요하면 추가된다고 했으나 결국 가장 기본적인 격의 수조차 결정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학계는 생성문법을 다시 보게 되었다.
같은 사정은 생성의미론의 출현에서도 볼 수 있다. 촘스키의 표준 이론에서는 대체로 기저 부문에서 생성된 심층 구조는, 일련의 변형 규칙으로 된 변형 부문에 의해서 표층 구조로 변형되고 의미 부문에서는 '투영 규칙'이라고 불리우는 의미 해석 규칙에 따라서 의미 표시를 얻는다고 본다. 결국 여기서는 통사론에 기반이 있고 의미부문은 단순한 해석적인 기능만이 있다.
여기 대해서 생성의미론의 학자들은 의미 해석 규칙을 부정하고 의미 부문에 생성적 역할을 부여하며 기저 부문에서 직접 생성된 의미표시에 변형 규칙을 적용하면 표층구조가 나온다고 한다. 결국 생성의미론은 통사론적 일반화와 의미론적 일반화의 구별을 부정한다. 이처럼 생성문법 내에서도 여러 이론이 부침을 거듭하면서 발전하며 그 주류는 다시 촘스키의 확대 표준 이론, 개정 확대 표준 이론, GB이론을 거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근래 인지언어학이라고 불리우는 언어연구는 어떤 명확한 학파를 형성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생성문법의 GB이론과 같은 어느 단일 이론의 명칭도 아니다. 이 연구의 흐름은 4반세기 동안 언어학의 주류가 되어온 여러 견해에 대해서 여러 가지 형식으로 제기된 문제 의식이 하나의 새로운 방향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 새로운 경향은 언어를 인간의 인지 활동의 일환으로 보려는 것이다.
1980년 경부터 이러한 연구 흐름에서 이론적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비교적 체계성을 가진 것으로 그 동향이 주목되는 것이 인지의미론과 인지문법이다. 이 두 분야는 언어를 인지의 일환으로 파악하고 의미의 문제가 중심과제가 되어 있다. 그러나 양이론은 같은 기반에 입각해 있으면서도 세부적으로는 견해의 차이가 있다.
이와 같은 경향 속에서도 보다 폭넓게 세계학계를 보려는 움직임이 있어 국내에서 외국의 저명한 언어학자가 초청되어 이들과 의견을 나눌 기회가 많아졌다. 서울국제언어학자대회(SICOL)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현 유럽학계에 대해서는 어두운 경향이 있다. 이는 우리의 언어학이 미국언어학에 크게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또, 개별어연구는 활발하지 못하여 이에 더 많은 관심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