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 1책. 필사본. 이 책에는 예로부터 동양에서 주로 시행해 온 태음력과 서양에서 전래한 태양력을 비교하였다. 역상의 본질은 동일한 것이나 그것을 이용하는 범위에 따라 생기는 차이를 부분별로 설명하여 역상연구에 참고하였다.
서두에 신역법명(新曆法名)·혼천총상(渾天總象)·평주총도(平周總圖)가 있고, 동승경차(同升經差) 등 차이에 대한 문 8편, 칠정본론(七政本論) 등 항성에 대한 문 15편, 구복견식(九服見蝕) 등 일식과 월식에 관한 문 7편, 끝에 간평의천반(簡平儀天盤)과 간평의지반(簡平儀地盤)의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신역법명>에는 신역법과 구역법을 비교하면서 구역법에서 주천(周天)의 도수를 365도와 4분의 1도로 상정한 데 비해 신역법에서 360도로 정하였음을 밝혔다. 구역법에서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을 주장하였으나 신역법에서는 천지개원(天地皆圓)의 설을 주장하고 있다.
구역법에서는 항성이 같은 하늘에 평면적인 체계에서 운행되고 있다고 하였으나 신역법에서는 항성 개개의 위치가 평면도 수직도 아닌 등차를 유지하면서 운행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 책에는 항목마다 도면을 적절히 보여 주고 그 뒤에 설명문을 붙이고 있다. <평주총도>에서 지구에 대하여 경도와 위도를 설정하는 기준과 방법을 설명하고 경위가 역서편찬에 대하여 가장 중요한 부분인 점도 아울러 밝히고 있다.
오늘에 와서는 이미 보편적인 사실로 알려진 일이지만 지구의 모양이 둥글다고 설명하였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발 아래 저쪽에도 똑같은 육지와 바다와 나라가 있고, 그 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으며 그들도 모두 머리를 하늘로 두고 산다는 설명은 당시에 큰 충격을 주었다.
<황도교주 黃道交周>는 황도와 적도의 관계를 설명하고 밤과 낮의 길이가 달라지는 이유와 달이 차고 기우는 까닭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칠정본론>에서는 태양과 달과의 거리, 태양과 항성과의 관계, 달과 항성과의 관계, 운행속도의 차이를 설명하고 항성인 금성·목성·수성·화성·토성의 크기와 운행 등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구복견식>에는 일식과 월식을 설명하면서 일식과 월식의 부위가 일정한 것이 아니고 관찰하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다르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일식의 5단계로 시식(始蝕)·기식(旣蝕)·심식(甚蝕)·생원(生元)·식종(蝕終)에 암허식한(闇虛蝕限)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황종력의 黃鐘曆儀≫의 구절을 인용하여 자기의 학설을 증명하고 있다.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