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 목판본. 인평대군은 진하사(進賀使)·문안사(問安使) 등으로 전후 모두 14회에 걸쳐 청나라에 다녀왔으며, 병자호란 이후 점점 심해진 청나라의 압박을 외교 사명을 통해 해결하는 데 큰공을 세웠다.
이 책은 13번째 사행 기록으로, 부사 김남중(金南重), 서장관(書狀官) 정인경(鄭麟卿)과 함께 청나라에 다녀오면서 1656년 8월 3일부터 12월 16일까지 5개월 여의 일기를 상·중·하 세 권으로 나누어 기록한 것이다. 그의 문집인 『송계집(松溪集)』의 5·6·7권에 수록되었다.
상권은 서울을 출발해 8월 21일 의주에 이르기까지, 중권은 의주에서 9월 22일 연경(燕京)에 도착하기까지, 하권은 사행을 마치고 귀국해 복명하기까지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일록(日錄) 앞에는 총서(總敍)가 있으며, 내용은 14회에 이르는 사행의 목적·사원(使員)·특기사항을 명기하였다. 그런데 이것은 저자의 기록이라기보다 후대 사람이 문집 등에서 뽑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행은 사대부들이 화를 입었다는 조선의 국내 문제를 진주(陳奏)하기 위한 사행이었는데, 당시 영의정이었던 이시백(李時白) 등 열 여섯 신하가 죄를 용서받았고, 사행에 칙서를 가지고 가는 일을 정지하도록 하였다.
일록에, 전에 다녀올 때는 사고가 많아 전혀 기록을 남기지 못해 이번에는 자세히 기록하고자 산천·이정(里程)·풍속·경치까지 쓴다고 하면서 비교적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또한 당시 중국 내에서 지역적으로 발생한 명나라·청나라 간의 항전, 전후의 참상을 자세히 그리고 있다.
이를 통해 병자호란 이후 1662년 명나라가 완전히 멸망하기까지 조선이 명·청에 대해 어떻게 대처했는가 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 좋은 사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