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필사본. 1597년 정유재란 때 예문관응교로서 고급주문사(告急奏聞使)가 되어 명나라에 가서 원병을 요청하고 돌아온 일이 있는데, 이 책은 그때 쓴 일기이다.
1597년 정월 당시 남해안에 둔영(屯營)하던 왜적이 화의가 결렬되자 고니시(小西行長)·가토(加藤淸正) 등이 다시 4만의 군사를 거느리고 건너왔다는 소식을 접한 조정에서 정기원(鄭期遠)을 명나라에 보내어 원병을 요청하고, 이어 권협을 보낸 것이다.
이 사행에는 부사로 정유미(程惟美)가 동행하였다. 그해 2월 10일에 의주에서 출발하여 5월 20일 사명을 마치고 다시 의주에 도착하기까지 만 100일 동안, 요동도독부(遼東都督府)와 명나라 병부(兵部)와 교섭한 경위 및 왕복 연로(沿路)의 사실을 일기체로 상세히 서술하였다.
권말에는 선조의 자문(咨文)과 저자의 신도비명 및 고급주문(告急奏文)이 첨부되어 있다. 이 책은 태평한 때 사행들이 유력관광(遊歷觀光)을 겸하던 경우와는 달리, 순수한 서사체로 사실의 기록에만 충실하였다.
따라서 정유재란 때 침입한 왜적의 현황과 이에 대처하는 조정의 모습 및 명나라의 조선에 대한 실황 등이 과장 없이 사실대로 엮어졌다. 1960년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에서 『연행록선집(燕行錄選集)』상권에 수록하여 영인본으로 출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