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국보로 지정된 13점의 용범은 청동기 후기의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들 용범(거푸집 또는 주형이라고 부름)은 광복 후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발굴된 것으로 전해져 있지만, 그 상세한 과정은 더 알려져 있지 않다.
활석으로 만들어진 13점은 일부가 없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용범 가운데 훌륭한 유물에 속한다.
먼저 세형동검(細形銅劍)을 만들었던 한 쌍의 용범이다. 용범 한 쪽의 크기는 34.5㎝×7.4㎝×4㎝이고, 이것으로 만들어낼 구리칼의 길이는 33㎝이다. 많이 사용된 듯 돌이 까맣게 탔고 약간 손상된 부분도 있다.
다른 한 쌍의 용범은 한 쪽에는 역시 가는 동검을, 다른 쪽으로는 꺽창(동과 ㄱ자 모양의 창)을 만들게 되어 있다. 한 쪽 크기는 35.5㎝×8.8㎝×4.1㎝이다. 역시 많이 사용된 듯 검게 타 있다.
다른 두 쪽의 용범은 한 쪽에는 둥근 모양의 자귀를, 다른 쪽으로는 네모진 모양의 조금 작은 자귀와 가늘고 긴 끌[鑿]을 함께 만들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한, 부채꼴 모양의 자귀를 만들 수 있는 용범도 한 쌍이 있고, 낚시바늘과 바늘을 만들 수 있는 용범, 그리고 거울을 만들 용범을 만들다가 실패한 돌을 다시 잘라 다른 쪽에 자귀를 만드는 용범을 만든 것 등도 남아 있다. 이들 작은 용범 한 조각은 크기가 11.93㎝×7.05㎝×2.17㎝로 되어 있다.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