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유고(孤山遺稿)』 제6권 하편 별집에 수록되어 있다. 작자는 30세 때인 1616년 당시 예조판서 이이첨(李爾瞻) 일파의 문란한 정치를 탄핵하다가 함경도 경원으로 유배를 가게 되었는데, 이 작품은 그곳에서 지은 것이다.
작자 자신의 서문에 의하면, 당시 어떤 재상이 자신의 잘못을 고쳤다는 말을 듣고, 마침 오래 내리던 비도 개고 구름이 걷히므로 이 작품을 지었다고 한다.
구즌 비 개단 말가 흐리던 구룸 걷단 말가,
압 내희 기픈 소히 다 ᄆᆞᆰ앗다 ᄒᆞᄂᆞᄉᆞᆫ다
진실로 ᄆᆞᆰ디 옫 ᄆᆞᆰ아시면 갇긴 시서 오리라
여기에서 ‘궂은 비’와 ‘흐린 구름’은 다같이 임금의 총명(해)을 가리는 충성스럽지 못한 신하들을 가리킨다. 흐린 구름이 궂은 비로 내려서 이루어진 것이 흐린 못〔沼〕이니 어지러운 조정을 가리키는 것이다.
구름이 걷히고 궂은 비가 개어 깊은 못이 다 맑아졌다고 하니, 정말 그렇다면 갓끈을 씻어 매고 다시 벼슬길에 나가고 싶다는 것이다. 나랏일을 근심하는 작자의 심정을 날씨의 변화에 비교하여 나타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