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2책. 목활자본. 발문에 따르면, 저자의 사후 30여년 만인 1784년(정조 8) 아들 진굉(鎭紘)이 편집, 간행한 것으로 추측된다. 권말에 조진도(趙進道)의 발문이 있다. 규장각 도서와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권1·2에 시 238수, 서(書) 4편, 제문 3편, 권3에 잡저로 서정록(西征錄) 1편, 권4에 부록으로 만사 41수, 제문 11편, 유사·행록·가장·행장·묘갈명 각 1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의 『추일감흥(秋日感興)』은 헛된 명성은 소용없는 것이라는 감회를 읊은 것이고, 『선죽교(善竹橋)』는 정몽주(鄭夢周)의 절개를 높이 찬양한 것이다. 『박연폭포가(朴淵瀑布歌)』는 박연폭포의 기이하고 장엄한 풍경을 한폭의 흰 비단에 비유하여 표현한 것으로, 내용 중 박연폭포에 얽힌 야담을 반박하는 내용이 있어 주목된다.
『강구요(康衢謠)』·『채미가(採薇歌)』·『남풍가(南風歌)』·『맥수가(麥穗歌)』·『거로가(去魯歌)』 등은 고악부(古樂府)를 모방하여 지은 것으로, 그가 악부에도 뛰어났음을 나타내어준다.
잡저의 『서정록』은 1751년(영조 27) 8월부터 11월까지 개성에서 평양에 이르기까지의 여러 명소를 유람하며 산천도리(山川道里)와 특이한 풍속 및 야담 등을 기록한 것으로, 지리·풍속·야담 등을 연구하는 데 참고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