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중기에 보조국사(普照國師)가 주창한 수행방법으로, 성적등지문(惺寂等持門)·경절문(徑截門)과 함께 우리나라 선종의 3대수행법으로 채택되고 있다. 원돈은 화엄(華嚴)의 교리를 뜻하는 것으로서 원은 원만을, 돈은 어떤 차례를 거치지 않고 일순간에 깨닫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가장 원만한 화엄의 교리를 믿고 이해하여 일순간에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원돈신해문이라고 한다. 보조국사가 이 수행법을 제창한 데에는 다음과 같은 까닭이 있다.
보조국사는 본래 선종의 돈오견성법(頓悟見性法)에 의거하여 깨달음을 얻었으며, 그 뒤 교리만 공부하는 교종에서의 마음 닦는 법, 그리고 선과 교학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찾고자 대장경을 열람하였다. 마침 『화엄경』의 「여래출현품(如來出現品)」에서, “기특하도다. 모든 중생이 다 여래의 지혜와 덕상(德相)이 있건만, 망상에 집착하여 증득하지 못하도다. 만약 망상만 여의면 무사지(無師智)·자연지(自然智)·일체지(一切智)가 본래 갖추어져 있는 것을……”이라고 한 것을 보고 개탄하면서, 이것이 ‘망상만 여의면 곧 본래의 부처’라고 한 선종의 가르침과 일치하는 것을 실증하였다.
그 뒤 보조국사는 선종만을 고집하지 않고 화엄 등의 교리를 통하여 자기의 마음을 단박에 깨닫고 대승의 원만한 보살행을 닦아 도를 성취시키라는 원돈신해문을 주장하였던 것이다. 이와 같은 수행문에 근거를 두고 보조국사 이후의 우리나라 고승들은 선을 닦으면서도 『화엄경』을 매우 중요시하여 함께 공부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