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출신. 본관은 전주(全州). 초명은 제문(齊文), 자는 이중(耳仲), 호는 수정재(壽靜齋). 공조참의 유승현(柳升鉉)의 증손이다. 아버지는 안변부사 유범휴(柳範休)이며, 어머니는 의성김씨로 김강한(金江漢)의 딸이다.
할아버지 유도원(柳道源)과 아버지 유범휴로부터 가학을 계승하였다. 유도원·유범휴 부자는 이상정(李象靖)의 문인으로 당시 안동 유림을 대표하는 학자들이었다. 아버지가 서울로 벼슬살이를 위해 떠나자 종조할아버지 유장원(柳長源)에게 나아가 학업을 익혔다. 1796년 여름에는 아버지를 고성(高城) 임지에서 시종하며 유회문(柳晦文)·남한조(南漢朝)와 함께 금강산 유람에 동행하였다. 1798년에는 안변부사로 부임하는 아버지를 수행하였다.
1805년(순조 5) 과거에 응시하였으나 낙방하자 이후 과거를 단념하고 학문에 주력하여 1834년(헌종 4)에는 문학과 덕망으로 혜릉참봉(惠陵參奉)에 천거되었으나 병으로 부임하지는 못하였다.
유정문은 일생 자신의 학문 연원인 이황·이상정의 학문적 자세를 본받고 가르침을 실천하는데 주력하였으며, 유건휴(柳健休)·유휘문(柳徽文)과 더불어 강회를 설립하여 문중 자제들의 교육에도 노력하였다. 이병원(李秉遠)·강경하(姜擎廈) 등과 교유하며 안동 일대의 사풍을 진작시키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예학에도 해박하여 유장원이 지은 『상변통고(常變通攷)』를 교정하였으며, 『근사록집해(近思錄集解)』의 미비점을 검토하여 『근사록집해증삭(近思錄集解增削)』을 저술하였다. 문집으로 『수정재집(壽靜齋集)』 6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