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소방(六所榜)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큰 의식이 있을 때 책임을 맡은 소임을 적어놓은 방목(榜目)을 육색방이라 부른다. 일부 사찰에서는 색정방(色淨榜)이라고 하여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소임으로 구분한다.
① 떡을 만드는 조병(造餠), ② 대중이 먹을 밥이나 죽을 마련하는 반두(飯頭), ③ 대중이 먹을 나물 볶는 일을 맡은 숙두(熟頭), 즉 찬 만드는 이, ④ 국을 끓이는 일을 맡은 채로(菜露), 또는 갱두(羹頭)라고도 한다. ⑤ 그릇을 씻는 연기(鍊器), ⑥ 후원(부엌)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대도(大都) 등으로 구성된다. 이는 육색방과 부엌인 정재소(淨齋所)가 합쳐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사찰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소임은 ① 꽃을 마련하는 조화(造花), ② 과자를 만드는 조과(造菓), ③ 떡을 만드는 조병, ④ 밥과 죽을 만드는 반두, ⑤ 나물 볶는 일을 맡는 숙두, ⑥ 국을 만드는 채로, ⑦ 그릇을 씻는 공기(工器), ⑧ 면을 씻는 세면(洗麪), ⑨ 차를 달이는 다각(茶角), ⑩ 불전을 소제하고 향과 등을 관리하는 등 불전에 대한 모든 일을 맡는 지전(知殿), 또는 부전이라고도 한다. 이때 다른 법당을 맡은 이를 노전이라 하여 큰법당 불단을 맡은 부전과 구별한다. ⑪ 대변 후에 씻을 물을 마련하는 정통(淨桶), ⑫ 의복을 세탁할 물을 마련하는 급수(汲水), ⑬ 빈객(賓客)을 영접하고 대접하는 지빈(知賓), ⑭ 도감(都監)을 보좌하여 음식이나 사찰 재산을 관리하는 별좌(別座), ⑮ 사찰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도감, ⑯ 사찰의 사무를 취급하고 일체의 문서를 관리하는 서기(書記), ⑰ 사찰의 모든 사물(寺物)을 맡고, 모든 일을 지휘하는 유나(維那) 등이 있다.
이러한 임무는 특별히 능력 있는 사람이 맡기도 하지만, 돌아가면서 그 책임을 맡아 사찰생활의 전반적인 것을 익히게도 한다. 속가와 단절된 대규모 사찰생활의 독특한 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