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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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특수 집단에서 은밀하게 구성원들끼리만 사용하는 특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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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어떤 특수 집단에서 은밀하게 구성원들끼리만 사용하는 특수어.
내용

보통어와 대립되는 말로서 변말이라고도 한다. 은어는 같은 환경에서 같은 운명에 놓여 있거나, 공통된 생활을 영위하면서 어떤 고립된 집단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 사이에서 발달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학생·군인·체육인 등 주로 청년층으로 구성된 집단에서 쓰이는 독특한 집단언어, 그리고 직업에 따라서 특수하게 쓰이는 특수어(직장어)도 은어라고 하는 수가 있다. 은어와 보통어와의 차이는 주로 어휘에 있으며 문장구조 등은 일상적인 보통어와 다른 점이 적으나 때로는 보통어와 다르게 변형시킨 짧은 문장을 이용하는 수도 있다.

은어로 사용되는 어휘는 대개 그 집단 안에서 공동적으로 발달시킨 것인데, 그 구성은 의태어·의성어를 발달시켜 사용하는 것, 음절을 도치(倒置)시킨 것, 음운을 첨가시킨 것, 경음과 격음(激音)을 이용한 것, 음절을 생략한 것, 비유를 이용한 것, 연상법(聯想法)을 활용한 것, 외국어를 이용한 것 등으로 나누어 분석할 수 있으나, 어원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전체 어휘로 보면 용언보다는 명사가 훨씬 많고, 관형어나 한정어(부사) 등은 드물다.

우리 나라 은어로는 산삼채취인(山蔘採取人)들의 은어가 상당히 많이 연구되어 왔으며, 이 밖에도 상인·운수업자·학생·범법자(犯法者)·유흥업소 등의 은어가 조사되어 있다. 산삼채취인의 은어는 백두산·설악산·소백산 등 고산지대에 걸쳐 분포되고 있음이 밝혀졌으며, 상호 공통되는 어례(語例)는 극히 드물고 대개 각 지역별로 발달된 것들이다.

산삼·천문·지리·시령(時令)·신체·인륜(人倫)·의복·동물·음식·기구·수목·화소(禾蔬) 등 명사에 관한 은어가 대부분이고, 동사에 관한 은어는 극소수가 쓰일 뿐인데, 이런 현상은 다른 부문의 은어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산삼채취인의 은어를 몇 개 들면 심(산삼)·심메꾼(산삼채취인)·어이마니(老人)·네폐(곰)·실른다(먹는다)·어이님 무림 다부리쇼(어른님 밥 자시요) 등이다.

은어의 성립은 타집단에 그 말뜻을 숨기려고 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때로는 그 집단이 인간집단이 아닌 경우도 있다. 예컨대, 백정(白丁)들이 옛날에 소를 잡을 때 도살장 안에서 일반어를 쓰지 않고 은어를 썼는데, 그 이유는 일반어를 쓰면 소가 불안해하기 때문에 소가 모르는 은어를 써서 소의 영혼을 편히 하늘나라로 올라가게 한다는 뜻에서였다.

이처럼 백정의 은어는 소를 대상으로 하는 은어라는 점, 그리고 산삼을 캐는 이의 은어 또한 산신에게 숨기려는 뜻에서 성립되었다는 점에서 인간의 타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은어와 구별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은어가 오랜 기간 사용되어 여타집단에 알려진 경우는 은어로서의 성격을 상실하게 되어 그 은어 자체의 사용이 사라지거나, 그 반대로 타집단에까지 널리 사용되게 되어 보통어로 변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다음의 예들은 각 집단에서 사용되는, 또는 사용되던 은어로 알려져 왔던 것들이다.

(1) 거지[乞人]의 은어

왕초(거지 대장)·양아치(거지 동지)·내초(새로 나온 거지)·묵은초(묵은 거지)·똘마니(거지 어린애)·걸(밥)·냉걸(찬밥)·탈(물)·모라이(밥)·꿀꿀이(식당밥)·쌔리깐(파출소, 경찰서)·빵두럭(형무소)·싱(돈)·데부셍(五錢)·데부깡(五十錢)·후이로(二圓)·빠이(十圓)·햑빠이(百圓)·갑지(지갑)·맹꽁이(수갑)·똑데기(시계)·개코(구두)·꼴(옷)·밴댕이(칼)·딸딸이(자전거)·따시다(훔치다)·토끼다(도망가다)·다구리지다(들키다)·빵가다(징역가다)·마추다(먹다)·꿀이다(잠자다)·깨지다(죽다).

(2) 범죄인 사회의 은어

먹쟁이(거지)·양아치(거지)·먹보(바보)·필쟁이(기자)·빵쟁이(도둑놈)·쪽쟁이(마약범)·논끔쟁이(놀음꾼)·죽쟁이(판사)·먹통(변기통)·먹관(변소)·까바리(밥그릇)·똑대기(회중시계)·똑다기(철조망 절단기)·여물통(입)·호박씨(이)·밀판(얼굴)·먹통(眼晴)·식구통으로 핥다(입으로 먹다)·기챙이 벌찜 까다(개가 짖다)·힝씹고 토끼다(돈 가지고 도망가다)·남수 띠다(거짓말하다)·안 실렸다(아무도 없다).

(3) 시장(市場)에서의 은어

나까마(日語 동업자)·덴바이(日語 轉賣→들고 다니며 파는 사람)·자가용(돈 많은 손님)·바람분다(단속반이 나왔다)·파리 붙었다(외국산 물건 단속반이 나왔다)·떴다(이익금이 많이 남았다)·밥이 많다(생선 양이 많다)·잘 먹는다(잘 팔린다)·할켰다(손님이 가버렸다)·야리(100원)·후리(200원)·가찌(300원)·다마(400원)·데부(500원)·미스(600원)·아끼(700원)·아따(800원)·아부나이(900원)·야리셍(천원)·백원(만원)·만원(100만원).

(4) 운수업자의 은어

삥땅(수입금 유용)·스페어 돈(잔돈)·기성(경력이 많은 안내양)·신입생(초보 안내양)·한탕(1회 운행)·나라시(자가용차의 영업행위)·아다리쳤다(손님이 많아서 수입이 올랐다)·쇼부본다(교통순경과 교통법규 위반을 적당히 해결한다).

(5) 살롱가에서의 은어

화상 삐게이(치킨프라이)·궁디스텍(비프스테이크)·장작(야채샐러드)·짬빰통(샌드위치)·보따리(오므라이스).

(6) 혈액원(血液院)에서의 은어

작때기(A형의 피)·귀때기(B형)·망통(O형)·잡종(AB형)·물건(피를 뽑으러 오는 사람).

(7) 군대에서의 은어

짠물(인천 출신)·깎사(이발사)·올빼미(유격대)·어머니(인사계)·말뚝(장기복무자)·새총(M1 총)·걸레장수(군수병)·핀셋(의무병)·큰집(본부), 쪼인트 깨졌다(발로 얻어맞았다), 빨리 3층집을 부숴야지(빨리 병장이 되어야지), 별들에게 물어봐(나는 모른다).

대학생과 군대의 은어는 속어(俗語)와 구별하기 힘든 것이 많으며, 외국어가 많이 이용되는 것이 특색이다. 이 분야의 은어도 형상(形狀)의 유사(類似)를 딴 것(F학점=권총차다), 행위의 유사를 딴 것(파트너 예비심사=가봉한다), 의미의 유사를 딴 것(영업용=접대부) 등으로 분류된다. →신어

참고문헌

「은어(隱語)」(서정범, 『한국민속대관』 6,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 1982)
『은어·비속어·직업어(隱語·卑俗語·職業語)』(김종훈 외 공저, 집문당, 1985)
「은어(변말)시고(試考)-특히 거지말(걸인어(乞人語)을 중심으로 하여-」(김민수, 『국어국문학』 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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