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도 동화와 마찬가지로 순행이화·역행이화로 구별하고, 또 완전이화와 부분이화로 구별하기도 한다.
(1) ‘ᄠᅳᆷ[ŋ]’의 중출(重出)에서의 이화
죵용(從容)>죠용>조용, 평양(平壤)>펴양>피양, 공양미(供養米)>고양미, 영양실조(營養失調)>여양실조, 부모봉양(父母奉養)>부모보양. 여기서 ‘조용’은 완전히 고정된 말이지만 그 밖의 예는 본래의 한자음대로 발음이 되기도 하는 진행중인 예로 이 이화는 동음의 탈락이다.
(2) 동일모음 중출에서의 이화
거우루[鏡]>거울, 드르[郊, 野]>들. 이 이화는 ‘우―우’, 또는 ‘으―으’와 같이 동일한 모음이 계속될 때 그 마지막 모음을 탈락시키는 현상이다.
(3) ○H40001>’중출에서의 이화
이 이화는 국어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15세기에 이미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방언과 당시의 언해(諺解) 자료에 그 자취들이 있다. ㉠ 거우룰[鏡]>거우루>거울 : ‘거우룰’은 이미 15세기 이전에 사용한 말로 보인다. 이 ‘거우룰’은 ≪두시언해 杜詩諺解≫에 나올 뿐이다. ‘ㄹ’의 중출로 일어난 바로 한쪽 ‘ㄹ’이 탈락되고 있다.
㉡ ᄒᆞᄅᆞᆯ〉ᄒᆞᄅᆞ〉ᄒᆞ로〉하루 : 15세기 이전에는 일수(日數)를 계산할 때 1일에서 4일까지는 ‘ᄒᆞᄅᆞᆯ, 이틀, 사ᄋᆞᆯ, 나ᄋᆞᆯ’과 같이 말끝에 ‘ㄹ’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ㄹ―ㄹ〉ㄹ―ø’에 의하여 ‘ᄒᆞᄅᆞᆯ’이 ‘ᄒᆞᄅᆞ’로 발달하였다. 오늘날 제주도방언에는 주격형인 ‘ᄒᆞ르리’, ‘ᄒᆞ루가’가 쓰이는데 이 중 ‘ᄒᆞ르리’는 옛 어형을 유지해온 것이며, ‘ᄒᆞ루가’는 육지말이 조선 후기에 침투해온 것이다.
㉢ 가ᄅᆞᆯ[岐, 派]>가ᄅᆞ>가ᄅᆡ>갈래 : ‘가ᄅᆞᆯ>가ᄅᆞ’로 발달한 것도 훌륭한 이화요 동음탈락의 예이다. ㉣ 바ᄅᆞᆯ[海]>바ᄅᆞ : 15세기에 ‘바다’는 ‘바ᄅᆞᆯ‘과 ‘바ᄅᆞ’의 두 말이 공존하는데, ‘바ᄅᆞ’는 ‘바ᄅᆞᆯ’이 이화된 것이다.
오늘날 제주도방언에서는 “바르 찹으레 간다.”(해산물 잡으러 간다. 조개 등을 캐러 간다.)가 사용되고 있다. 이 밖에 이 이화의 예로는 ‘프를다[靑]>프르다’, ‘니를다[至]>니르다>이르다’, ‘누를다[黃]>누르다’ 등이 있다.
15세기 후반에서부터는 ‘흐르다, 니르다……’의 이화형이 세력을 지니고 크게 사용되었으며, 현재 그 부사형(副詞形) 활용에서만 ‘흐르러, 이르러’와 같이 고형이 남아 있다. 그러고 보면 국어의 이화는 주로 동음탈락의 예가 주가 된다. 그러나 일견 이화같이 보이는 예가 있다.
곧 ‘ᄀᆞᄅᆞ[粉], ᄂᆞᄅᆞ[津], ᄆᆞᄅᆞ[宗], ᄌᆞᄅᆞ[柄], ᄒᆞᄅᆞ[一日]’가 ‘ᄀᆞ로, ᄂᆞ로, ᄆᆞ로, ᄌᆞ로, ᄒᆞ로’로 변하고 다시 ‘가루, 나루, 마루, 자루, 하루’로 변한 것이나, ‘붑[鼓], 브ᅀᅥᆸ[廚]’이 ‘북, 브억’으로 변한 예가 그렇다.
그런데 ‘노ᄅᆞ[獐]’는 이미 15세기에 ‘노로’와 공존하고 있다. 그리고 ‘붑>북’에서는 /ㅂ/∼/ㄱ/이 대립되고 있는데, ‘솝[內]∼속’, ‘고봄(학질)∼고곰’에서도 /ㅂ/∼/ㄱ/의 대립을 보인다. 따라서 이들을 간단히 이화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조어론에서 다루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