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인신공희설화는 사신(蛇神) 퇴치형, 두꺼비 보은형, 해양형, 축조형으로 나눌 수 있다. 사신 퇴치형으로는 「김녕사굴설화」, 「백일홍설화」 등이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김녕사굴설화」는 무속신화 「토산당본풀이」의 내용과 유사하다. 김녕사굴의 큰 뱀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풍습이 있는데, 서련(徐憐) 판관이 부임하여 이 뱀을 잡아죽이고 자기도 죽었다. 그 뒤로 사신(蛇神)에 대한 인신공희가 사라졌다. 두꺼비 보은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느 마을에 한 소녀가 두꺼비를 먹이고 돌보았다. 이 마을에는 큰 지네가 살고 있어 매년 처녀를 바치는 악습이 있었는데, 소녀의 차례가 되었다. 두꺼비는 자신을 키워준 소녀에게 보은하고자 지네를 죽이고 자신도 죽는다. 이후 지네에 대한 인신공희의 악습이 사라졌다. 해양형으로는 「거타지설화」, 「심청설화」 등이 있다. 강이나 바다의 파도를 잠재워 무사히 항해할 수 있도록 사람을 제물로 바친다는 내용이다. 축조형으로는 「공갈못설화」, 「벽골제설화」 등이 있다. 제방을 쌓거나 집을 지을 때 사람을 제물로 바쳐서 무사히 완공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인신공희설화에서 희생 제물은 보통 처녀, 어린아이와 같은 사회적 약자이다. 이들의 희생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즉 집단의 이익을 위해 강압적으로 이루어진다. 효행설화에서 나타나는 희생 제물의 희생이 효를 실행하기 위한 자발성에 의한다는 점에서 인신공희설화와 구별될 수 있다. 또한 제물을 받는 신이 뱀, 이시미, 용, 이무기, 지네 등이며, 악한 존재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의 인신공희설화는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악습이 사라지게 된 유래를 전하는 이야기가 많다. 이 설화는 인신공희의 습속이 있었음을 알려 주고 인간의 지혜와 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이러한 악습이 부정되고 사라져 간 흔적을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