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은 무색을 비롯하여 보라색·황색·갈색·홍색·녹색·청색·흑색 등 여러 가지 색을 띠는데, 특히 자색빛 수정을 자수정이라 부른다. 자수정은 경도 7로, 비교적 견고한 데다가 투명한 자줏빛이 아름다워 보석으로서 인기가 높다.
서양에서는 덕과 부를 상징하며, 악귀로부터 보호하는 마력이 있다고 믿어서 그리스신화에 보이듯이 고대에서부터 각종 장신구와 신표(信標)로 이용되어왔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장신구에 부분적으로 이용되기는 하였지만, 서양에서처럼 애용되지는 않았다.
그 까닭은 금·은·옥만을 귀금속으로 간주한 탓도 있으나, 우리 나라에서 일찍이 양질의 자수정이 대량 생산되어 희소성을 상실한 것이 원인으로 생각된다. 목걸이·요대(腰帶)·관식(冠飾) 등에 사용되고 조선시대에는 노리개의 장식효과를 높이는 정도로 사용되었다.
자줏빛의 수정을 자수정이라고 하나 색깔의 범위는 매우 넓어서 무색에 가까운 연보라빛에서부터 진한 보라빛까지 있다. 자수정이 색깔을 띠고 있는 이유는 아직까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미량의 망간을 함유한 때문이라는 설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유기물질에 의하여 착색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수정은 열에 민감한 특징이 있는데 섭씨 400∼500℃에서 황갈색 혹은 빨간색·녹색으로 변한다. 바로 이 성질을 이용, 자수정을 열처리하여 황수정을 만들기도 한다. 자수정을 영어로 아메디스트(Amethyst)라 부르는데, 한국산 자수정의 품질은 세계 최고로서 명성이 높다.
런던국제보석시장에서 세계 제일이라는 평가를 받은 적도 있을 만큼 우리 나라 보석 중에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양질의 자수정 주산지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이다. 우리 나라 이외에는 우랄산맥부근, 브라질, 남아프리카의 생산품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