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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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님굿 / 맹인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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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의 원령(怨靈)을 풀어주기 위한 굿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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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맹인의 원령(怨靈)을 풀어주기 위한 굿거리.
내용

일명 ‘맹인거리’라고도 하며, 놀이화되어 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중부이북지방의 뒷전이나 남부지방의 거리굿에서 행해지고, 황해도 지방의 무당굿에서는 ‘도산말명 방아찜’(도산말명방아놀이)이란 거리에 장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님은 우리 사회에서 보호받기보다는 조롱의 대상이 되어 이를 반영하는 속담·민요·속신 등이 많다. 그런데, 이것은 단순히 신체장애자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어떤 주술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장님은 신체적 부자유로 인해 남보다 불행하기 때문에 그만큼 주술적인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맹인의 직업은 무속신앙의 한 분야인 독경(讀經)을 하는 것이었다.

불행한 생애를 보낸다는 것은 죽은 뒤에 원한이 강한 원령(怨靈)이 될 수 있고 이는 인간에게 해를 끼치기 쉬운 잡귀가 될 소지가 많다. 그리하여 죽은 원혼을 풀어 주는 의례가 발전되어, 무속의례 가운데 맨 마지막에 잡귀를 풀어 먹이는 거리인 뒷전이나 거리굿에는 반드시 장님굿이 들어 있다.

서울·경기 지방의 뒷전에서는 무당이 맹인거리를 연극적으로 행한다. 만신(무당)이 장님을 놀리면서, 장님(독경무, 판수)은 쉰 두부만 놓고 많이 먹고 가라고 경문을 외지만 무당은 많은 제물을 차려놓고 굿을 한다고 말한다. 이어 장님타령을 하는데 “뜸물동이에 빠졌는지 뿌옇게도 잘 멀었네” 하는 등 장님의 신체적 약점을 놀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는 장님이 스스로 신세타령을 하는 노래도 있다. 황천강에 빠져죽은 장님을 부르는 장면에서는 당신이 빠져죽으면 백 명을 채운다는 식의 골계가 나온다.

동해안별신굿 중의 심청굿에도 서사무가를 구연한 뒤 마지막에 무당은 심봉사가 점치고 눈뜨는 대목을 연희한다. 심봉사가 눈을 뜨는 것은 인간들의 눈병을 막아 주고 눈을 밝게 한다는 신앙적인 의미가 있다. 또한 이 대목에서 심봉사는 구연한 무가의 내용과 상관없이 마을의 길흉을 점친다. 무당은 이러한 원혼을 달래는 축원을 하고 끝낸다.

황해도의 ‘도산말명의 방아찜’은 마지막에 제대로 명방아, 복방아를 찧는 사람이 바로 장님으로 되어 있다. 장님은 호색적이어서 풍자의 대상이 되지만 역시 마지막에는 방아를 잘 찧고 복을 주는 신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하지만 무당이 장님을 인도한다면서 똥통에 빠뜨리고 손목 대신 장구채를 잡게 하는 등 신체의 불구를 놀리는 대목은 다른 놀이와 비슷하고 역시 눈을 뜨는 대목이 나온다.

이와 같이 장님굿은 일반적인 뒷전에서와 같이 장님의 넋을 풀어 먹인 후 눈을 뜨고 한을 푸는 놀이화된 내용과, 점을 치고 복을 주는 종교적 직능자의 모습을 보여 주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장님이 무당과 같은 종교적 기능이나 능력을 가진 자로서 무당굿에 등장하기 때문에 장님굿에는 무당과 장님의 갈등양상이 보이기도 한다.

참고문헌

『김금화의 무가집』(김금화, 문음사, 1995)
『조선민족문화의 연구』(손진태, 을유문화사,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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