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때에는 앙부일구를 비롯한 여러 가지 해시계가 제작되었는데 그 중에 비교적 복잡한 구조를 가진 것의 하나로 유물은 전하지 않지만 조선왕조실록 등에 기록상의 설명은 상세히 남아 있다.
이를 근거로 하여 영국의 니덤(Needham, J.) 등은 그 모형도를 그려보았고, 이것이 1988년한국표준연구소에서 놋쇠로 만들어놓은 모형이다.
설명에 의하면 이 해시계는 다른 해시계와 달리 지남침을 쓰지 않고도 남북의 방향을 정확하게 잡을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에 남쪽을 가리켜주는 해시계라는 뜻으로 ‘정남일구’라는 이름이 붙었다.
받침대의 길이는 1척 2촌 5분이며, 받침대에는 수평을 잡기 위한 물그릇이 장치되어 있다. 남북으로는 기둥이 세워져 그 사이에 눈금을 그려 넣은 사유환(四遊環)·지평환(地平環) 등이 가설되었고, 눈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규형(窺衡)이 장치되었다.
크기로 보아 휴대용은 아니었고, 중국에서 이와 비슷한 해시계를 만들었다는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 해시계 가운데 가장 정밀한 종류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