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은 채취 산업에서 얻은 생산물을 변형시켜 제품을 만드는 생산 활동이다. 가공산업 중 제품을 만드는 산업을 제조업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개항기에 근대적인 제조업이 출현하였고,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시기를 통하여 제조업이 성장하였다. 해방 이후 수출 지향 공업화와 제조업 구조의 고도화가 진행되면서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였다. 현재 제조업의 서비스화와 글로벌 가치사슬의 형성에 따른 제조업 생산시스템의 국제화가 진전되고 있다. 한국의 첨단 제조기업은 이와 같은 변화추세를 수용하며 글로벌 제조기업으로 변모하였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물자 중 어떤 것은 자연에서 채취한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어떤 것은 기계적 · 화학적 작용을 가하여 변형된 것을 사용하기도 한다. 자연에서 유기물질 또는 무기물질을 얻어내는 생산 활동을 채취 산업이라 하고, 자연에서 얻은 유기물질 또는 무기물질에 물리적 · 화학적 변화를 주어 쓸모 있는 물건으로 만든 것을 가공산업이라고 한다. 가공산업 중 제품을 만드는 것을 제조업, 그 이외의 것을 만드는 것을 비제조업이라 한다. 비제조업에는 전기 가스 수도업과 건설업이 포함된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포함한 가공산업을 2차 산업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공업이라는 용어는 제조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2차 산업 전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쓰이기도 한다. 공업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반면, 제조업은 표준산업분류의 대분류 항목으로 그 포괄하는 범위가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다.
기계제공업이 발전하게 되면, 제조업 제품에서 기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데, 기계는 그 자체가 최종적인 소비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기계는 우회적 생산의 이득을 얻기 위한 투자재로 사용된다. 소비재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을 소비재 제품 제조업, 투자재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을 투자재 제품 제조업 또는 생산재 제품 제조업이라고 하다.
기계제공업의 발전은 생산재 제품 제조업의 발전을 가져왔다. 그뿐만 아니라, 소비자 혁명을 배경으로 하여 내구소비재 제품을 비롯한 소비재 제품 제조업도 발전하였으며, 과학적 지식의 축적을 배경으로 하여 공산품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천연자원을 대체할 인조 재료를 만드는 화학제품 제조업도 발전하였다. 생산재 제품 제조업, 내구소비재 제품 제조업, 화학제품 제조업 등은 제조업 구조의 고도화를 가져온 제조업이었다. 제조업 구조의 이와 같은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제조업을 경공업 제품 제조업과 중화학공업 제품 제조업으로 구분하게 되었다. 중화학공업은 중공업과 화학공업을 통칭하는 용어이고, 중화학공업을 중공업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통계청에서는 광업 제조업 동향 조사에서 제조업을 경공업 제품 제조업과 중화학공업 제품 제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2022년 광업 제조업 동향 조사에서 채택하고 있는 분류에 의하면, 경공업 제품 제조업에 포함되는 산업 중분류는 식료품[C10], 음료[C11], 담배[C12], 섬유제품[C13], 의복 및 모피[C14], 가죽 및 신발[C15], 나무제품[C16], 인쇄 및 기록매체[C18], 고무 및 플라스틱[C22], 가구[C32], 기타 제조업[C33] 등이고, 중화학공업 제품 제조업에 포함되는 산업 중분류는 종이제품[C17], 석유정제[C19], 화학제품[C20], 의약품[C21], 비금속광물[C23], 1차금속[C24], 금속가공[C25], 전자부품 · 컴퓨터 · 영상음향 및 통신장비[C26], 의료정밀[C27], 전기장비[C28], 기계장비[C29], 자동차[C30], 기타 운송장비[C31], 기계 · 장비수리[C34] 등이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발전하면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증가하는데, 이를 경제의 서비스화라 한다. 경제의 서비스화는 재화보다는 서비스에 대한 최종 수요가 증대하는 최종 수요 구성의 변화에 의해 일어날 수도 있지만, 제조업에 대한 중간투입재로서 사용되는 서비스의 성장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 후자를 제조업의 서비스화라 한다. 제조업의 서비스화란 제조업 제품의 생산과정에 서비스 중간재를 투입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제조 혁신 전략을 의미하는데, 제조업의 효율성 증대를 위한 서비스 투입이 유발되어, 서비스산업이 성장하게 된다.
제조업의 서비스화는 제조업 생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의 출현에 의해 일어날 수도 있지만, 제조업 생산에 통합되어 있던 기존의 서비스들이 외주화되어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제조업 생산에 통합되어 있던 서비스의 외주화가 서비스 생산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면, 그것도 제조 혁신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진전되는 시기의 제조업의 변화 양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제조업과 제조 관련 서비스업을 통합적으로 고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엄밀하게 고찰하기 위해서는 투입산출표로부터 제조업에 들어가는 서비스 중간투입을 분석하여야 하지만, 서비스를 제조 관련 서비스와 개인 · 공공서비스로 구분하고, 제조 관련 서비스의 추이를 통해 대체적인 변화를 파악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목적으로 서비스를 구분할 때는, 제조 관련 서비스에 도소매업, 운수업, 금융 및 보험업, 부동산업, 정보통신업, 사업서비스업을 포함하고, 개인 · 공공서비스에 숙박 및 음식점업, 공공 행정 · 국방 및 사회보장, 교육서비스업, 의료 ·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문화 및 기타 서비스업을 포함하다.
가치사슬이라는 용어는 맥킨지컨설팅이 최초로 사용하였다.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기업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원재료, 노동력, 자본 등의 자원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을 가치사슬이라는 모델로 정립하면서 광범하게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이다. 글로벌 가치사슬이라는 용어는 가치사슬에 세계화의 개념을 결합한 것이다.
세계화는 현실 사회주의 국가들이 붕괴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 냉전시대에는 경제보다는 안보가 우위였기 때문에, 경제적인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국제적 분업이 이루어지기 어려웠지만, 현실 사회주의권이 붕괴한 1990년 이후부터는 안보보다 경제가 우위를 차지하게 되었고, 경제적인 효율성을 추구하는 국경을 초월한 분업과 특화가 가능해졌다. 이와 같은 변화를 선도한 것은 글로벌기업이었다. 글로벌기업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생산과정을 나누어 가장 효율적인 국가에 각각 배치하였다. 글로벌기업은 글로벌경영 여건, 지리적 위치, 생산요소 부존도 등을 고려하여 글로벌 가치사슬을 편성하였다. 이것은 재화와 서비스의 설계, 생산, 유통, 사용, 폐기 등 기업의 모든 활동이 세계화되는 것을 의미하였다.
수송비용의 하락과 통신 기술의 발달, 그리고 글로벌 가치사슬에 편입된 신흥공업국이 증대되면서, 글로벌 가치사슬 무역은 확대되었다. 2019년에는 세계 교역의 2/3 이상이 글로벌 가치사슬을 통해 이루어지게 되었다. 2010년대 말 이후에는 경제 안보의 관점에서 글로벌 가치사슬을 재편하려는 새로운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글로벌 가치사슬 무역의 비중은 약간 줄어들고 있다.
글로벌 가치사슬 무역이 발전하면서, 최종재의 수출이 아니라 중간재의 수출이 증가하여, 전후방 연관 효과도 국제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를 분석하는 지표로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를 사용한다.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는 전방 연계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와 후방 연계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로 구분할 수 있다. 전방 연계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는 외국 수출에 내재한 자국 부가가치로, 외국에서 생산되는 수출품에 투입되는 자국의 중간재 수출이 늘어날수록 높아진다. 후방 연계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는 자국 수출에 내재한 외국 부가가치로, 자국 수출에서 수출을 위해 수입한 외국의 중간재가 늘어날수록 높아진다.
한 나라의 제조업의 발전은 그 나라의 부가가치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의 추이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제조업의 비중이 미미한 나라는 아직 공업화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임을 의미한다. 공업화가 진행되면 제조업의 비중은 증가한다. 1911년 남북한 전체로 보았을 때, 총부가가치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39%에 불과하였다. 제조업은 일제강점기에도 성장을 주도하는 산업이어서, 제조업 비중은 증가하였는데, 1940년에는 13.74%에 이르렀다.
해방 직후에 남한에서 제조업 비중은 1940년 남북한 전체 제조업 비중보다 낮아졌다. 당시 제조업은 남한보다 북한에서 발전하였으며, 해방과 분단과 6·25전쟁으로 제조업 생산 체계는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1953년 남한에서 제조업 비중은 7.81%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후 빠르게 증가하여 1988년에는 30%를 넘게 되었다. 이후 비중은 약간 낮아져서 30%를 밑돌았지만, 2010년대에 초에는 다시 30% 수준을 회복하였다. 이후 제조업 비중은 감소하여 2023년에는 26.54%가 되었지만, 여전히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 제조업 비중은 높은 상태에 있다.
<그림 1> 한국의 산업군별 총부가가치 구성비의 추이
출처: 『한국의 장기통계』 2[김낙년, 박기주, 박이택, 차명수 엮음, 해남, 2018]; KOSIS 국가통계포털[https://kosis.kr]
2019년 주요 선진국의 총부가가치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20%를 넘는 국가는 제조업 강국으로 알려진 독일과 일본이 있는데, 독일은 20.7%이고, 일본은 20.3%이다. 이 두 나라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20%에 미치지 못하는데, 미국은 11%, 프랑스는 10.4%, 영국은 9.4%에 불과하다. 2019년 한국은 27.54%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선진국은 아니지만 주요 경제 강국인 중국은 29.3%로 한국을 약간 웃돈다.
글로벌 가치사슬이 발전한 1990년 이후에 제조업은 더욱 경쟁력이 있는 나라로 이전하기 때문에, 각 나라의 제조업 생산성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제조업에서 국가의 비교우위는 물론 제조업에서 생산성 차이로도 나타나지만, 제조업의 비중의 차이로도 나타난다. 한국의 경우, 제조업의 비중이 높은 것은 한국이 제조업에서 국가의 비교우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서비스업에서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나타난 측면도 있음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진전되지 못하였다. 이 점을 제조 관련 서비스의 추이를 통해 살펴본다. 여기에서는 제조 관련 서비스라고 표현하였지만, 통상적으로는 비즈니스 서비스라 표현하기도 한다. 한국의 경우, 채취 산업 즉 농림광어업의 총부가가치는 1911년 이후 지속적으로 빠르게 감소하였지만, 1978년 이전까지는 농림광어업의 총부가가치는 제조업의 총부가가치를 능가하였다. 채취 산업의 비중이 큰 상태에서는 비즈니스 서비스를 모두 제조 관련 서비스라 파악하기는 어렵다. 이중 상당 부분은 채취 산업의 중간투입으로 사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채취 산업의 비중이 매우 낮아진 2000년대 이후에는 비즈니스 서비스를 제조 관련 서비스라 하여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제조 관련 서비스의 부가가치는 1911년에는 남북한 전체로 보았을 때 산업 전체의 총부가가치의 16.92%였는데,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1930년에는 26.17%가 되지만, 1930년대에는 정체 상태였다. 일제강점기 때 제조업은 남한보다 북한에서 발전하였지만, 제조 관련 서비스업은 서울의 발전한 제조 관련 서비스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였기 때문에 북한보다 남한에서 더 발전하였다. 이것은 1953년 남한의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이 1940년 남북한의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보다 더 낮았던 것과는 달리, 1953년 남한의 제조 관련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27.75%로 1940년 남북한의 제조 관련 서비스업의 비중 24.04%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조업에 비해 제조 관련 서비스업이 비대하였던 점도 있어, 이후 감소하여 1964년에는 19.29%가 되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02년에는 40%를 넘게 되었다. 2002년 이후에는 40% 내외에서 변동하고 있다. 제조 관련 서비스는 1911년부터 2002년까지는 중기적 파동을 동반하기는 하였지만 추세적으로 증가하였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시기 동안에 농림광어업의 비중은 감소하였기 때문에, 농림광어업에 투입되는 제조 관련 서비스가 줄어들었으므로, 제조 관련 서비스가 제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규모는 제조 관련 서비스의 증가 폭보다 더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는 제조 관련 서비스가 제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힘은 약화하였다. 이 시기 서비스업의 성장은 개인 · 공공 서비스업의 성장이 견인하였다.
<그림 2> 한국의 산업군별 기간별 총부가가치의 연평균 성장률
출처: 『한국의 장기통계』 2[김낙년, 박기주, 박이택, 차명수 엮음, 해남, 2018]; KOSIS 국가통계포털[https://kosis.kr]
산업군별 총부가가치의 구성비의 추이는 제조업 성장률의 다른 산업의 성장률에 대한 상대적 규모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주기는 하지만, 제조업 성장률의 절대적인 추이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이제 제조업 성장률의 추이에 대해 살펴본다.
먼저, 총부가가치의 성장률부터 살펴본다. 총부가가치의 연평균 성장률은 19111920년 4.2%, 19201930년 2.9%, 19301940년 4.9%였으며, 19111940년 전체 동안의 연평균 성장률은 4.0%였다. 연평균 4.0%의 성장률은 당시 세계 각국의 일반적인 성장률에 비해 볼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의 성장률이었다. 유럽 국가들은 제1차 세계대전,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등으로 인해 그 이전이나 이후에 비해서 볼 때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률의 상태에 있었다.
1950년대 이후에는 유럽을 비롯한 선진 각국의 성장률은 전간기에 비해서 훨씬 나아졌다. 이와 같은 세계적인 요인도 있었고,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는 선진 각국이 자본주의권에 포섭된 개발도상국의 성장에 상당히 우호적이었다는 점도 작용하였으며, 한국은 개발에 대한 강한 지향을 갖는 정부가 들어선 것도 작용하여 상당히 높은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 19531963년 연평균 성장률은 5.6%였는데, 1963년부터 1993년 동안의 30년간에는 연평균 성장률이 9.5%에 달하였다. 이후 성장률은 추세적으로 하락하여, 19932003년은 6.3%, 20032013년은 4.1%, 20132023년은 2.5%가 되었다.
1911년부터 2013년까지 제조업은 총부가가치의 성장을 견인하였다. 이 기간에 제조업 총부가가치의 성장률은 산업 전체의 총부가가치의 성장률보다 더 컸다. 그뿐만 아니라, 19201930년을 제외하면, 다른 모든 산업군의 총부가가치 성장률을 웃돌았다. 이와 같은 추세에 비추어볼 때 20132023년은 특이한 시기에 해당한다. 이 기간의 제조업 총부가가치의 성장률은 2.4%여서 산업 전체의 총부가가치 성장률 2.5%에 미치지 못하였다. 이 시기에 성장은 제조업이 아니라 서비스업이 주도하였다.
제조업 총부가가치의 성장률 추이는 산업 전체의 총부가가치 성장률 추이와는 약간 다른 점이 있다. 제조업 총부가가치의 성장률 추이는 산 모양을 이루고 있다. 제조업 총부가가치의 성장률은 19631973년 19.2%에 달하여 정점을 이루었다. 이 기간 이전에는 성장률이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었으며, 이 기간 이후에는 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19831993년에는 1963~1973년에 비할 때 제조업 총부가가치의 성장률이 크게 떨어졌지만, 산업 전체의 총부가가치 성장률이 그만큼 떨어지지는 않은 것은 제조 관련 서비스업의 총부가가치 성장률이 산업 전체의 총부가가치 성장률을 어느 정도 지지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서비스업 총부가가치의 성장률도 추세적으로 감소하면서 산업 전체의 총부가가치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 제조 관련 서비스업의 효율성을 증대시켜, 제조 관련 서비스업의 성장 및 제조업의 성장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경제성장을 재가동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국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제조업 총부가가치의 산업 중분류별 구성비의 변천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우선 각 시기의 분류체계를 비교할 수 있게 조정하여야 한다. 제조업의 산업 분류는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른 것이다. 한국표준산업분류는 UN의 국제표준산업분류에 따라 1964년에 제정되었으며, 이후 UN 표준산업분류의 개정과 국내 산업구조 및 기술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개정되었다. 제조업의 산업 분류는 제7차 개정까지는 9개 분류였지만, 2000년의 제8차 개정에서는 13개 분류로 되었다.
1970년 이전의 제조업의 중분류별 구성은 『한국의 장기통계: 국민계정』[김낙년 엮음, 서울대출판문화원, 2012]이나 『국민소득계정』[한국은행, 1984]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이 자료들에서는 제조업을 9개로 분류하고 있다. 1970년 이후의 제조업의 중분류별 구성은 한국은행의 『국민소득계정』에서 파악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제조업을 13개로 분류하고 있다. 이전의 금속 제품 · 기계 · 장비 제조업을 더 세분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것을 하나로 통합하면 8개 분류가 된다. 9개 분류가 아니라 8개 분류가 되는 것은 제8차 개정에서는 제재 · 나무제품 · 가구 제조업과 종이 · 종이제품 · 인쇄출판업이 하나의 산업으로 통합되었기 때문이다. 1911년부터 2023년까지 제조업의 산업별 구성의 추이를 보기 위해 여기에서는 1970년 이전에는 제재 · 나무제품 · 가구 제조업과 종이 · 종이제품 · 인쇄출판업을 목재 · 종이 · 인쇄업으로 통합하고, 1970년 이후에는 금속가공 제품 제조업, 컴퓨터 · 전자 및 광학기기 제조업, 전기장비 제조업, 기계 및 장비 제조업, 운송장비 제조업을 금속 제품 · 기계 · 장비 제조업으로 통합하였다.
호프만은 제조업 구조의 고도화를 소비재 제품 제조업과 생산재 제품 제조업 비중의 추이를 통해 고찰하였는데, 당시 호프만은 내구소비재에 대한 문제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였다. 이후 제조업 구조의 고도화를 분석하는 학자들은 경공업 제품 제조업과 중화학공업 제품 제조업 비중의 추이를 중심으로 제조업 구조의 고도화를 파악한다. 여기에서는 제조업을 경공업 제품 제조업과 중화학공업 제품 제조업으로 구분하여, 제조업 구조의 고도화를 살펴본다. 그런데, 국민소득계정에서의 제조업의 중분류로는 엄밀하게 경공업 제품 제조업과 중화학공업 제품 제조업을 나누기는 어렵게 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음식료 · 연초, 섬유 · 의복 · 가죽, 목재 · 종이 · 인쇄업, 기타 제품은 경공업 제품 제조업으로 분류하고, 화학 · 석탄 · 고무제품, 비금속광물제품, 제1차금속, 금속 제품 · 기계 · 장비는 중화학공업 제품 제조업으로 분류하였다.
<그림 3> 경공업 제품 제조업의 산업 중분류별 총부가가치 구성비의 변천[단위: %]
출처: 『한국의 장기통계』 1[김낙년, 박기주, 박이택, 차명수 엮음, 해남, 2018]; KOSIS 국가통계포털[https://kosis.kr]
<그림 4> 중화학공업 제품 제조업의 산업 중분류별 총부가가치 구성비의 변천[단위: %]
출처: 『한국의 장기통계』 1[김낙년, 박기주, 박이택, 차명수 엮음, 해남, 2018]; KOSIS 국가통계포털[https://kosis.kr]
먼저 경공업 제품 제조업과 중화학공업 제품 제조업 구성비의 추이를 살펴본다. 일제강점기에는 북한을 중심으로 하여 중화학공업화가 진행되었는데, 남한 지역의 장기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여기에서는 일제강점기도 남한에 한정된 통계를 제시하였다. 따라서 남북한을 포괄하는 경공업 제품 제조업 구성비의 추이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1911년 남한의 경공업 제품 제조업의 구성비는 92.5%였는데, 일제강점기에 남한에서도 추세적으로 경공업 제품 제조업의 비중이 하락하여 1940년에는 79.5%가 되었다. 중화학공업 제품 제조업이 발전하기는 하였지만, 남한에서 발전은 크게 진전되지 않았다.
해방 이후 최초로 얻을 수 있는 1953년 남한의 경공업 제품 제조업의 구성비는 74.2%였다. 일제강점기에 북한 지역이나 일본에 의존하고 있던 중화학공업 제품이 들어오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중화학공업 제품 제조업의 발전이 약간 더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지만, 1940년과 큰 차이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경공업 제품 제조업의 비중은 1956년에는 76.3%로 올랐지만,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하여 2011년에는 13.0%로 하락하였다. 그 이후에는 12~13%대에서 변동하고 있다. 중화학공업화는 1973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생각되지만, 중화학공업 제품 제조업의 비중은 1933년부터 2011년 동안 점진적으로 증가해 왔다.
이제 19111940년, 19531970년, 1970년 이후의 세 시기로 구분하여 제조업 중분류별 총부가가치의 구성비 변화를 살펴본다. 일제강점기의 중분류별 구성을 보면, 음식료 · 연초 제조업과 섬유 · 의복 제조업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여, 두 산업을 합한 비중은 1910년대 초에 80%를 웃돌았으며, 19201930년대에는 70%대에서 등락하였다. 나머지 산업의 비중은 모두 합하여 2030% 정도에 불과하였다. 음식료 · 연초 제조업의 비중은 1910년대에 많이 감소하였으며 다시 1930년대에는 더 빠르게 감소하였다. 섬유 · 의복 제조업의 비중은 1920년대에 조금 하락하였지만 1930년대에 증가하였다. 나머지 산업의 비중은 1930년대 후반에 미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음식료 · 연초 제조업과 섬유 · 의복 제조업에는 각각 정미업과 조면업(繰綿業)이 포함되어 있다. 두 업종의 산출액은 크지만 1차 산품의 최종 생산 단계에 불과하여 부가가치는 크지 않기 때문에 두 업종을 제외하더라도 추이나 수준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음식료 · 연초 제조업과 섬유 · 의복 제조업에는 가내수공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들 두 제조업의 비중이 높고 또 비중이 점차 감소하는 것은 식민지 초기에 가내수공업의 비중이 컸다가 이후 감소한 것을 반영하고 있다. 한편, 1930년대에 섬유 · 의복 제조업의 비중 증가는 이 부문에 일본 자본이 많이 진출하여 나타난 결과였다.
이상은 남한 지역에 한정하여 살펴본 것이다. 남북한을 통합한 산업별 총부가가치의 구성비는 이와 다른 추이를 보여준다. 남한과 북한의 제조업 총부가가치를 보면, 1930년까지는 인구가 많은 남한 지역이 북한의 두 배 정도였지만 이후 북한의 제조업 생산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1930년대 후반에는 북한 지역의 생산이 남한을 능가하였다. 특히, 흥남 일대에 화학 콤비나트가 건설되어 가동되면서 화학제품 생산에서 남한과 북한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그 결과, 남북한을 합한 산업 구성에서는 1920년대까지 경공업 중심이던 산업구조가 공황을 지나면서 경공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대신 중화학공업의 비중이 높아졌다. 화학비료 생산 중심의 화학제품 제조업은 1930년대에 급성장하면서 1939년에 제조업 생산의 27.3%를 차지하였다. 반면 음식료 · 연초 제조업과 섬유 · 의복 제조업의 비중은 여전히 크지만 그 이상으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남한만을 보면 그런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즉, 식민지기의 산업구조의 변화는 남한이 경공업, 북한이 중화학공업에 편향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19531970년의 제조업의 중분류별 구성의 추이를 살펴본다. 해방 직후에 제조업 생산이 많이 감소하였으며, 음식료 · 연초 제조업과 섬유 · 의복 제조업의 실질 부가가치도 해방 전에 비해 1/31/4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두 제조업은 해방 후에도 여전히 제조업 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하였다. 이 두 제조업에는 원조 물자에 기초하고 있는 소위 ‘3백 산업’[제당, 제분, 방적]이 포함되어 있다. 1950년대에 원조 물자를 기초로 하는 소비재 중심의 수입 대체 공업화가 진행되어, 설탕과 밀가루와 면사는 한국전쟁이 끝나자 바로 생산이 증가하였다. 물론 섬유 · 의복 제조업에는 3백 산업과 무관한 메리야스 제품 생산도 포함되어 있으며, 음식료품 제조업에는 연초 제조업과 도정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였으므로, 3백 산업 이외의 산업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
1960년대에는 공업화가 본격화되면서 음식료 · 연초 제조업의 비중이 빠르게 감소하여 1960년대 말에는 30% 이하로 되었다. 수출 지향적 공업화가 추진되면서 수출품 중에서 경공업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하게 증가하였으며, 특히 섬유제품은 1969년 수출액의 40%를 차지하였을 정도로 한국의 가장 중요한 수출품이 되었다. 1960년대에 제조업 산업 구성에서 나타난 특징적인 점은 화학 · 석탄 · 고무 제품 제조업의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였다는 점이다. 이처럼 제조업 업종별 구성에서 큰 변화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전통적으로 비중이 컸던 두 업종은 50%가 넘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1970년 이후의 제조업 중분류별 구성의 추이를 살펴본다. 정부는 1970년대에 국내 수요의 충족뿐 아니라 수출 확대를 위해 철강, 비철금속, 기계, 조선, 전자, 화학의 6개 중화학공업을 육성하기로 하였다.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으로 인해 전 산업에서 차지하는 제조업의 비중이 높아졌으며, 제조업 내 중화학공업 제품 제조업의 비중도 높아졌다. 1970년대 초에 기타 제조업을 포함한 경공업 제품 제조업의 비중이 60%였으나 1980년대 초에는 41%로 감소하였다. 섬유 · 의복 제조업의 생산은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체하고 있었던 반면, 금속 제품, 기계 · 운송장비, 전자, 제1차 금속 제조업의 생산은 1980년대에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1990년대 초에 중화학공업의 비중은 70%대가 되어 제조업 부가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1970년대와 1980년대를 거치면서 한국 경제의 중심이 되었던 전통적인 중화학공업은 점차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가치 창출이 쉽지 않게 되었다. 새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신산업의 육성이 필요하였다. 이를 고찰하기 위해서는 앞 시기와의 비교를 위해 통합해 놓은 금속 제품 · 기계 · 장비 제조업에 포함된 5개 중분류 산업 즉 금속가공 제품 제조업, 컴퓨터 · 전자 및 광학기기 제조업, 전기장비 제조업, 기계 및 장비 제조업, 운송장비 제조업을 나누어 고찰할 필요가 있다.
5개 중분류 산업을 통합한 금속 제품 · 기계 · 장비 제조업이 총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70년에는 17.7%였지만, 2018년에는 60.7%가 되어, 같은 기간 동안 43.0% 포인트 증가하였다. 같은 기간 동안 금속가공 제품 제조업은 1.0%에서 7.2%로 6.2% 포인트 증가하였고, 컴퓨터 · 전자 및 광학기기 제조업은 4.8%에서 29.3%로 24.6% 포인트 증가하였으며, 전기장비 제조업은 0.8%에서 5.8%로 5.0% 포인트 증가하였고, 기계 및 장비 제조업은 2.9%에서 8.8%로 5.8% 포인트 증가하였고, 운송장비 제조업은 8.2%에서 9.6%로 1.4% 포인트 증가하였다. 모든 산업이 증가에 기여하였지만, 컴퓨터 · 전자 및 광학기기 제조업의 기여가 압도적으로 컸다. 컴퓨터 · 전자 및 광학기기 제조업에는 반도체 제조업, 전자부품 제조업, 컴퓨터 및 주변장치 제조업, 통신 및 방송 장비 제조업, 영상 및 음향기기 제조업 등이 포함되어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고해상도 TV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정부는 1980년 말에 전자산업 육성 방안을 수립하고 반도체, 컴퓨터, 전자교환기 등 3대 전략 품목을 중심으로 산업을 육성하였으며, 그 결과 한국 기업은 반도체 분야에서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잡고 마침내 1994년에 256M 디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다. 통신서비스업과 관련하여, 1980년대 후반에 통신서비스 분야에 경쟁 체제가 도입되었으며, 종합정보통신망 사업을 통해 1993년 말부터 디지털 통신서비스가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 상용화 개발 사업단이 구성되었으며 1996년부터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의 디지털 이동통신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정보통신산업은 1996년에 수립된 정보화 촉진 기본계획에 따른 정부의 선도적 투자와 지원을 받아, 하드웨어 부문에서 큰 성과를 거두면서 외환위기의 돌파구이자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그림 5> 금속 제품 · 기계 · 장비 제품 제조업의 산업 중분류별 총부가가치 구성비의 비중[단위: %]
출처: KOSIS 국가통계포털[https://kosis.kr]
한국은 지난 70년 동안 제조업 구조의 고도화를 일구어냈다. 그러나 제조업 구조의 고도화는 국내 제조업의 자기 완결적 구조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달성된 것은 아니었다. 제조업 구조의 고도화를 견인한 것은 제조업 수출산업구조의 고도화였다.
한국은 산업 기반이 보잘것없던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선진국 브랜드의 신발과 의류 등 노동집약 제품의 하청 기지의 역할을 담당하였지만, 지속적으로 수출구조를 고도화할 방안을 모색하였으며, 수출구조를 고도화할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장기적으로 추진하였다. 이 과정은 한국의 첨단산업들이 글로벌 가치사슬의 고부가가치 영역에 편입된 형태로 전개되어 한국의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되었다.
한국의 제조업 구조의 고도화가 제조업 수출산업구조의 고도화와 연동되어 있음은 제조업의 생산구조가 수출구조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도 드러난다. 2000년, 2010년, 2021년[수출은 2022년]의 생산 및 수출 상위 10개 산업을 보면, 순위 변동이 약간씩은 있지만 유사성이 매우 높다. 2000년, 2010년, 2021년[수출은 2022년]에 모두 상위 10위에 포함된 산업은 생산에서 6개 산업, 수출에서 5개 산업인데 음식료를 제외하면,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석유정제, 철강으로 동일하다. 음식료, 철강, 석유정제는 내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반도체, 석유화학, 조선은 내수에 비해 수출 비중이 높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표 1> 제조업 생산 수출구조의 변화[단위: %]
출처: 정은미, 조철, 김경유, 임태민, 『한국 주력산업의 구조 전환 방향과 정책과제』[산업연구원, 2023], 130면
한국의 제조업은 자본 집약형 · 기초 소재형 산업에서 점차 조립형 · ICT 제품형으로 변화하고 점차 부품 및 첨단소재, 그리고 기술집약형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추격형 · 조립 가공형 산업이 먼저 성장하였으나 점차 글로벌 주도형 · 첨단산업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섬유, 가전, 통신기기 산업의 비중이 급격하게 낮아진 것은 대내외 여건에 따라 산업의 경쟁 우위가 변화한다면 단기간에도 국내 입지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