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왕신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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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신 / 부엌
조왕신 / 부엌
민간신앙
개념
부엌을 관장하는 조왕신에게 종교적인 믿음을 바치는 민간신앙.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조왕신앙은 부엌을 관장하는 조왕신에게 종교적인 믿음을 바치는 민간신앙이다. 조왕신은 집안에서 부엌을 관할하는 신으로 불을 모시는 신앙에서 유래한 것 같다. 부엌은 불을 사용하여 음식을 만드는 곳이기도 하고, 음식을 만들 때 물을 사용한다. 그래서 때로는 물이 조왕신을 상징하기도 한다. 남부지방에서는 부엌 부뚜막에 물을 담은 종지를 놓아 조왕신을 모시는 풍습이 있다. 이것을 ‘조왕보시기’ 또는 ‘조왕중발’이라 한다. 우리나라 조왕신앙에는 주부들이 부지런히 일함으로써 가족이 잘 되고, 객지에 있는 가족을 수호한다는 믿음이 있다.

목차
정의
부엌을 관장하는 조왕신에게 종교적인 믿음을 바치는 민간신앙.
내용

인류는 보편적으로 원시시대이래 불을 신성시하여 숭배하여오고 있다. 조왕신은 부엌을 관할하는 신이며, 그 기원은 불을 다루는 데서 유래한 것 같다. 부엌은 불을 사용하여 음식을 만드는 곳이기도 하고, 음식을 만들 때 자연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불과 물을 동시에 사용하는 곳이다.

그래서 때로는 조왕신이 물로 상징되기도 한다. 그러나 조왕신은 원칙적으로 불을 모시는 신앙이라 하겠다. 불씨를 신성시하며 이사를 갈 때 불을 꺼뜨리지 않고 가지고 가는 풍습이나, 이사간 집에 성냥을 가지고 가는 풍습은 모두 불을 숭배하던 신앙에서 유래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는 부엌 부뚜막에 물을 담은 종지를 놓아 조왕신을 모시는 풍습이 있다.

이것을 ‘조왕보시기’ 또는 ‘조왕중발’이라 한다. 강원도 화전민촌에서는 부뚜막에 불씨를 보호하는 곳을 만들어두는데 이것을 ‘화투’ 또는 ‘화티’라 한다.

여기에 불을 꺼뜨리지 않도록 하는 습관이 있다. 부엌의 벽에 백지를 붙여 조왕신을 모시는 지방도 있고, 모시는 형태가 다양하기는 하지만 모두 불씨를 중요시하는 신앙이 복합되어 있다.

조왕신에게 물을 바치는 것은 불을 끄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물과 불을 동시에 다루는 것에서 생긴 것이라 믿어진다. 불이 신체이고 물은 제물인지 아니면 물과 불이 따로따로 조왕을 상징하는지는 알 수 없다.

여하튼 부엌은 물과 불을 다루는 곳이고, 따라서 정화(淨化)하는 힘도 있어서 초상집에 다녀오는 길에 먼저 부엌에 들르는 곳도 있다.

부엌을 관할하는 조왕신을 여신으로 간주하여 ‘조왕각씨’ 또는 ‘조왕할망’이라 하지만 신격은 불명하다. 이 신이 집안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고도 하며, 영동신이 부엌에 일시 강림한다는 신앙이 겹쳐지고 또 조상신과 관련이 있는 경우도 있으며, 기능이 불명하지만 원칙적으로 조왕신은 부엌의 불씨를 신앙하는 화신신앙(火神信仰)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신앙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변민족에서도 신앙되고 있다. 조왕신앙은 일찍이 중국 고대에서 나타나고 5, 6세기경에 신앙으로서 성립되었다고 하며, 이러한 신앙이 우리나라나 일본 특히 오키나와 등지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이러한 영향설과는 달리 우리나라 고유의 신앙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그러한 영향관계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불교에서는 황신(荒神)을 조왕신이라 하였고, 중국에서는 염제(炎帝)를 조왕신으로 보고 부인과 여섯 딸이 있다고 하며, 또 8월 3일이 생일이라고까지 인격을 가진 신으로 간주하였다. 또, 조왕신에 제사를 지내고 신앙적 의례 등을 하는 점에서 볼 때 얼마나 중요한 신인지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뚜렷한 신격을 잘 알 수 없고 다만 제주도 무속신화인 ‘문전본풀이’에서 대문신(大門神)인 남선비의 본처가 조왕신이고, 첩이 변소신이다.

그래서 본처인 부엌신과 첩인 변소신과는 사이가 좋지 않아서 서로 내왕하면 탈이 난다고 하는 신화적 설명이 있다. 이것은 부엌과 변소의 정(淨) · 부정(不淨)의 대립의 심리를 신화적으로 설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신격화를 볼 수 있으니 부정한 변소신에 대립되는 정결한 성격의 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위생관념의 강조라는 면에서도 이해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조왕신을 ‘가마도(부뚜막)’신이라 하여 집을 수호하는 수호신으로서의 기능을 믿고, 중국에서는 조왕신이 집안의 가족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상천(上天)하여 하늘에 있는 옥황상제(玉皇上帝)에게 보고하여 인간들의 선악의 행동에 따라 화복(禍福)을 준다는 기능신으로 믿어진다.

이러한 점에서 도교 · 불교의 윤리성이 반영되어 있다. 신의 상천 · 하강의 구조는 우리나라의 영동할머니가 이 세상에 왔다가 다시 상천한다는 구조와 비슷하지만 영동신앙에서는 윤리성이 배제되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

우리나라 조왕신앙에는 주부들이 부지런히 일함으로써 가족이 잘 되고, 특히 집을 떠나 객지에 있는 가족을 수호한다는 신앙이 있다.

이와 같은 조왕신앙은 지방에 따라 다양하다. 우리나라 남부와 충청도지방에서는 부엌의 조왕신앙이 비교적 발달되고 중요시되어, 굿이나 독경(讀經)에서 부엌이 중요한 제장(祭場)이 된다. 그러나 중부이북지방에서는 부엌은 제장으로서 그리 중요한 곳이 되지 않고 성주대감 등이 중요시되어 있다.

참고문헌

「한국원시종교사」(임동권, 『한국문화사대계』 Ⅵ,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 1970)
「가신신앙」(장주근, 『한국민속대관』 3,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 1982)
『沖繩の習俗と信仰』(窪德忠, 東京大學東洋文化硏究所, 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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