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활자본. 이 책은 원말(元末)의 중국 산학서인 ≪익고연단 益古演段≫의 연구에서 나왔다. 원나라의 이예(李銳)는 천원술(天元術)과 차근법(借根法)의 차이를 주장하고 ≪익고연단≫을 해설한 바 있다.
그러나 이상혁(李尙爀)이 ≪차근방몽구 借根方蒙求≫를 출간하여 이들 사이에 다름이 없음을 주장하였는데, 남병길은 이 사실에 자극을 받아 새로이 ≪익고연단≫의 해설을 시도하였다.
저자는 ≪익고연단≫에 포함되어 있는 구고(句股:직각삼각형)의 문제에 관하여 분명하지 않은 부분을 보완하고, 문제의 내용을 파악하기 쉽게 편집하였다. 이 문제의 내용 가운데 특히 앙관대(仰觀臺)에 관한 것은 ≪구장산술 九章算術≫의 상공장(商功章)과 균수장(均輸章)을 혼합시킨 것이다.
즉 상공은 토목공사에 관한 문제이며, 수로를 파서 둑을 쌓아올리는 일의 양을 계산하고, 공사할 때 노동자의 하루 하는 일의 양을 알고, 수로를 파는 데 소요되는 인원수를 구한다. 균수는 부역하는 농민을 각 고을에서 공평하게 징집시키는 계산이다.
이 책의 문제는 어느 토목공사를 하는 데 소요되는 인원수를 구하고, 그 인원수를 각 고을에서 공평하게 징집시키는 것이므로 상공과 균수를 혼합하여 ≪구장산술≫의 내용을 한층 복잡하게 만든 것이다.
문제의 내용으로는 수로공사, 또는 천문관측대 건설 등에서 전체의 길이(袤), 단면도의 사다리꼴 윗변(上廣)과 아랫변(下廣)과 높이 등의 값을 주어 대상물의 부피를 계산하고, 공사 시기인 여름에 노동자 1인당의 작업량(功程)을 계산하여 필요한 인원을 구하며, 갑현(甲縣)·을현(乙縣)의 인구비율로 사람을 동원하여 소요인원수 등을 계산한다.
공사내용은 모뿔이·원기둥·원뿔이 등이 될 때가 있고, 사계절에 따라 공사에 소요되는 인원이 다르다. 특히 상공장의 문제풀이에 관하여서는 여러 종류의 입체의 부피 계산이 포함된다. 이것을 설명한 것은 유휘(劉徽)인데 남병길도 그 방법을 쓰고 있다.
원래는 붉은 것과 검은 색칠을 한 입체의 작은 모형을 사용하여, 주어진 입체를 이 모형의 집합으로 생각하였다. 이 책에서는 모뿔[陽馬]·삼각뿔[鱉臑]을 사용하여 계산하고 있다. 규장각도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