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대 대도주 손병희에 이르기까지 동학과 천도교의 역사를 그들의 설법과 더불어 기록하였다. 본서는 모두 3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 최제우(崔濟愚)와 최시형(崔時亨), 그리고 손병희(孫秉熙)를 중심으로 하여 서술되어 있다.
먼저 제1편은 최제우의 출생에서 사망까지 연대기의 순서로 최제우의 활동과 행적, 그리고 주요 사건과 설법 내용들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제2편에서는 다시 최시형의 출생에서 동학 입교, 도통전수, 활동, 처형에 이르는 이야기들을 최시형의 가르침과 더불어 서술하였다. 그래서 당시 교조신원운동의 전모와 갑오농민혁명의 시말에 관해서 상세한 정보들이 실려있다.
그런데 마지막 제3편에서는 손병희가 출생과 입교, 도통전수에 대해서만 기록한 다음, 손병희가 설법한 주요 내용들을 천도태원설(天道太元說), 대종정의설(大宗正義說), 무체법설(無體法說), 성령출세설(性靈出世說)로 나누어 해설하였다.
그러나, 손병희에 대한 전기적 기록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마도 박인호가 천도교서를 짓고 등사본으로 출판할 당시는 아직 손병희가 생존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즉, 생존한 스승의 일대기를 짓는다는 것을 불경스럽게 여겼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동학이 천도교로 개신한 이후의 교단 역사에 관해서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박인호는 자신이 스승으로 모신 손병희보다 6살 연상으로 손병희와 거의 같은 시기(1883년)에 동학에 입도하였던 만큼 당시 동학교단의 내부 사정을 상세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본서는 1911년 『천도교월보(天道敎月報)』에 실린 오상준(吳尙俊)의 「본교역사(本敎歷史)」, 1933년 이돈화(李敦化)가 쓴 『천도교창건사(天道敎創建史)』와 더불어 동학의 초기 역사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사료의 하나로 평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