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국문필사본. 낙질본. 번역소설의 하나이다. 장서각에 있다.
중국의 재상 소면의 아들인 위는 한림학사로서 황제의 명을 받아 황주자사로 부임하러 떠난다. 임신 중이던 아내도 동행하였는데, 황주 부근의 서춘이라는 큰 도둑은 소위의 부인이 미인임을 알고 소위의 일행에 은밀히 접근하여 그들을 모두 물에 빠뜨리고 많은 재물과 함께 부인을 빼앗아 간다. 서춘의 아우 서생과 서춘을 모셨던 한 여자 종의 도움을 받아 부인은 서춘의 소굴에서 요행히 도망하여 신분을 감춘 채 절에서 숨어 지낸다.
한편, 소위는 물에 빠져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렀는데, 홀연히 나타난 자라의 도움으로 황강 땅으로 갔으나, 20년 세월이 흘러야만 비로소 고향을 보게 되리라는 예언을 자라로부터 듣는다. 소위는 황강에서 아버지의 친구였던 소처사를 만나 그와 함께 산다.
절에서 숨어 지내던 부인은 마침내 아들을 낳지만, 절에서 아이를 키울 수 없다고 하여 그 아이를 버린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서춘의 부하가 이 아이를 발견하여 서춘에게 데려간다. 자식이 없던 서춘은 아이에게 운경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양자로 삼는다.
운경은 자라나면서 아버지라고 믿고 있는 서춘에게 덕이 없다는 것과 어머니가 없는 것을 슬퍼하면서도, 학문과 무술에 전념하여 마침내 과거를 보러 떠난다. 운경은 과거 보러 가는 도중에 우연히 한 노인을 만났는데, 그 노인은 필요할 때 쓰라고 약 세 봉지를 건네준다.
낙질본이라 이후의 줄거리는 알 수 없다.
전하는 부분의 내용만 가지고 볼 때, 「월봉산기」·「소운전」·「소학사전」 등과 함께 중국 명대의 소설 「소지현나삼재합(蘇知顯羅衫再合)」의 번안작임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원작과는 다르게 군담(軍談)보다는 남녀의 결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를 통하여 주제상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