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책. 필사본. 정리되지 않은 초고본(草稿本)으로 시·부(賦)·잡저 등이 섞여 저작순으로 실려 있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제1∼6책에 시 1,062수, 제7∼9책에 잡저 89편, 서(書), 서(序), 기(記), 제발(題跋), 제문, 묘지명, 행장 등이 수록되어 있다.
많은 부분을 시가 차지하고 있는데, 산화(山火)·입춘(立春) 등 환경을 묘사한 가작이 많다. 「교강화유수오여대서(敎江華留守吳如大書)」는 강화유수 오여대에게 내린 왕의 교서로, 나라의 관문(關門)은 국방의 중지(重地)이므로 그 임무가 막중함을 지적, 백성을 잘 진무(鎭撫)하고 상하일체가 되어서 소임을 완수하라는 내용이다.
잡저의 「축서문(逐鼠文)」·「축치휴문(逐鴟鵂文)」은 집에 쥐가 많아지자 잡기보다는 스스로 물러가도록 권유하는 내용으로 쓴 글이다. 「정송설(庭松說)」은 뜰에 심은 두그루의 소나무가 수년 뒤에는 몇 길로 자라나 그 밑에서 수십 인이 앉아서 쉴 수 있게 되었다고 하여, 소나무의 품성을 예찬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