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36㎝. 영국 휫쯔윌리엄(Fitzwilliam)박물관 소장. 동부(胴部)에 중심을 이루고 쭉뻗은 긴 목에 벌어져 세워진 단정한 모습의 병이다. 굽다리는 넓고 낮아 전체적으로 단아한 느낌을 준다.
유색(釉色)은 담녹청색(淡綠靑色)으로 그릇 전면에 곱게 시유되었다. 이 작품의 유색은 고려청자 전성기의 비취색을 보여준다. 굽안 바닥에 규석받침으로 받쳐 정교하게 구운 흔적이 남아 있다.
이러한 단정한 모습의 청자병이 고려시대 12세기 전반경의 인종연간의 전형적인 병의 모습으로, 1146년(인종 24) 장릉(長陵) 출토의 청자들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왕실에서 술 등을 담아 사용하였을 단아한 모습의 이 병은 그 당시 북송(北宋)의 여요산(汝窯産) 청자병과도 닮고 있어, 고도로 발달되었던 귀족문화의 한 모습을 잘 보여준다 하겠다. 강진(康津) 사당리 가마터에서 이와 닮은 유색의 청자편이 발견된 바 있어 이곳에서 제작되었으리라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