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21.4㎝. 미국 시카고미술관 소장. 백조 모양의 몸체를 지닌 주자로 그 위에 한사람의 인물이 그릇을 들고 있으며, 날개는 작으나 양 옆으로 펼쳤고 꼬리는 주전자의 손잡이를 이루도록 투각으로 장식하여 올려붙였다.
물새의 머리 위에는 작은 깃 같은 장식이 있고, 입은 벌리고 있어 물을 따를 수 있도록 하였다. 서있는 인물의 머리에는 관장식을 쓰고 있는 모습으로, 새를 타고 물살을 가르며 나르는 선인(仙人)의 모습처럼 보인다.
날개 깃털의 표현과 몸에 나 있는 털의 표현을 음각으로 나타낸 이 특이한 주자는, 그 예가 매우 드문 창의적인 작품이다.
유색은 갓맑은 담녹청색유(淡綠靑色釉)로 전면에 시유되었으나 일부에는 고르지 않다. 이 작품은 12∽13세기 여러 점의 주자·향로·연적 등이 상형기법으로 만들어지던 시기에 만들어진 뛰어난 작품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