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22.5㎝. 일본 오사카(大阪)시립동양도자미술관 소장. 봄에 싹터서 막 피어오른 대나무의 죽순을 상형한 몸체와, 대줄기를 구부려 붙인 듯한 주구(注口)와 손잡이, 그리고 죽순의 봉우리를 나타낸 뾰족한 뚜껑으로 이루어진 주자이다.
죽순 잎의 가장자리는 돌대로 나타내고, 가는 음각으로 미세하게 잎맥을 묘사했으며, 끝은 수염처럼 표현했다. 죽순의 몸체가 풍만하고, 손잡이와 주구도 알맞은 크기로 부착되어 단아한 느낌을 준다.
전면에 녹색이 짙은 청자유(靑磁釉)를 곱게 시유하여, 유약이 뭉친 곳은 짙은 녹색을 띄고 있어 청옥(靑玉)으로 빚은 주자와 같다. 12세기 중반 강진 사당리 가마터에서 이와 같은 죽순형 주자편이 출토된 바 있어 제작지를 알려주고 있으며, 왕실 및 귀족들의 문학적인 취향을 반영하여 대나무와 죽순의 형태로 제작한 뛰어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