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홍씨(洪氏). 자는 현주(玄珠), 호는 영월(詠月). 전라남도 장흥 출신. 아버지는 광명(光明)이며, 어머니는 강씨(姜氏)이다. 13세에 출가하여 가지산 보림사(寶林寺)에서 승려가 되었다.
이 때 불교강원의 교과과목인 사집과(四集科)와 사교과(四敎科)의 경전을 배웠다.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승병에는 참여하지 않고 국가의 존망을 걱정하며 고행정진하였다.
임진왜란이 끝나자 수행에 매진하였으며, 지리산의 부휴선사(浮休禪師)를 찾아 도를 묻고, 다시 묘향산 청허선사(淸虛禪師)를 찾아 깨달음을 얻고 전법제자(傳法弟子)가 되었다. 그 뒤 후학들에게 불경과 선을 가르치면서 임진왜란으로 쇠퇴하여진 불교의 중흥에 헌신하였다.
만년에는 금강산에서 좌선하였고, 지리산에서 후학들을 지도하였다. 특히, 시를 즐겨 지었으며, 이들을 통하여 그의 선적 체험과 생활을 엿볼 수 있다. 나이 94세로 임종게(臨終偈)를 남기고 앉은 채 입적하였다. 제자들이 화장한 뒤 사리를 거두어 보림사에 탑을 세웠다. 법맥을 이은 제자로는 무하자(無何子)·학순(學淳) 등 10여 인이 있으며, 저서로는 문집인 『영월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