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한 음절의 구성요소를 ‘자음+모음+자음’으로 보고, 첫머리 자음을 초성, 가운데의 모음을 중성, 끝의 자음을 종성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하나의 자음을 첫머리 자음과 그 나머지 요소로 크게 둘로 나누어 각각 성모(聲母)와 운모(韻母)라고 하여오던 중국음운학에서의 관례를 따르지 않은 새로운 견해였다.
≪훈민정음≫(해례본) 본문 예의편에서는 “ㄱ은 아음으로 ‘君’자의 처음 나는 소리와 같다(ㄱ牙音如君字初發聲).”와 같이 ‘초발성(初發聲)’이라고 하다가, “종성은 초성을 다시 쓴다(終聲復用初聲).”와 같이 초성이라고 하였으며, 또 제자해(制字解)에서는 “초성은 무릇 17자이다(初聲凡十七字).”라고 하여, 소리와 글자를 동일시하고 있다.
초성해(初聲解)에서는 “정음의 초성은 곧 운서의 자모이다(正音初聲 卽韻書之字母也).”라고 하였으므로, 국어 자음의 분류도 중국 자모의 분류법에 따라 조음(調音) 위치별로 아음(牙音) · 설음(舌音) · 순음(脣音) · 치음(齒音) · 후음(喉音)으로 나누고, 다시 음의 성질별로 각각 전청(全淸) · 차청(次淸) · 전탁(全濁) · 불청불탁(不淸不濁)으로 나누었으며, 훈민정음 초성자의 제자(制字)도 이를 바탕으로 하였다. 따라서, “초성은 무릇 17자이다.”라고 한 것과는 달리, 훈민정음은 전탁까지 합하여 23초성체계였다 〈표〉 .
구분 | 아 | 설 | 순 | 치 | 후 | 반설 | 반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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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청 | 君ㄱ | 斗ㄷ | 鷩ㅂ | 卽ㅈ | 把ᅟᅳᆼ | ||
차청 | 快ㅋ | 呑ㅌ | 漂ㅍ | 侵ㅊ | 虛ㅎ | ||
전탁 | 蚪ㄲ | 覃ㄸ | $ㅃ | 慈ㅉ | 洪ᅘ | ||
불청 | 業ᅌ | 那ㄴ | 彌ㅁ | 欲ㅇ | 閭ㄹ | 穰ᅀ | |
불탁 | |||||||
전청 | 戍ㅅ | ||||||
전탁 | 邪ㅆ | ||||||
〈표〉 훈민정음 초성체계 |
초성글자의 제자기준은 상형(象形)이었으며, 아 · 설 · 순 · 치 · 후 등 각 조음부위에서 기본음 하나씩을 골라 그 음이 조음될 때의 발음기관의 모습을 본떠서 각각 기본자로 삼고, 나머지 글자는 여기에다가 가획(加劃)하는 방법을 취하였다. 예컨대, 아음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습(象舌根閉喉之形)”을 본떠 만들고, 여기에다가 획을 더하여 ㅋ을 만들었다. 훈민정음 창제 무렵의 초성은 23체계 이외에 순경음 ○이 더 쓰였으며 한자음 표기를 위해서는 ㅹ,ㅱ 등도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