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명 토머스. 서울 출생. 의관(醫官) 집안에서 자라나 김범우(金範禹)에게서 교리를 배워 1790년(정조 14) 천주교에 입교하였다. 이듬해 신해박해 때 체포되어 형조에서 배교를 강요당하고도 이를 물리쳤지만, 작은아버지와 동생의 간청으로 하는 수 없이 배교하여 석방되었다.
그 뒤 곧 배교를 뉘우치고 다시금 교회에 들어가 열성적으로 신앙생활을 계속하였으므로, 1799년 3월에 다시 체포되어 정조의 직접 신문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왕 앞에서도 조금도 굽힘없이 신앙을 고백하고 천주교의 교리를 오히려 조리 있게 설명하여, 그의 용기에 감탄한 왕은 극형을 주장하는 대신들의 요청까지 물리치고 그를 석방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정조가 죽자 대왕대비 김씨가 섭정을 하게 되어, 곧 천주교를 금하고 교인들에 대한 체포령이 내려져 1800년 12월 17일 제일 먼저 체포되었다. 이듬해 4월 8일 정약종(丁若鍾)·이승훈(李承薰) 등 5명의 교인들과 함께 서소문 밖 형장에서 참수되어 순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