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5년(고종 12) 정시간의 후손 정유규(鄭裕奎)와 정유석(鄭裕錫)이 편집하고 간행하였다. 권두에 후손 정문승(鄭文升)의 서문이 있으며, 발문은 없다.
2권 1책. 목판본.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권1은 시 53수, 서(書) 5편, 명(銘) 2편, 소(疏) 1편, 권2는 부록으로 만사(挽詞)·제문·유사·묘지명·묘갈명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만시가 15수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시 가운데 「과통영전양망한산구수영인억이통제유감(過統營前洋望閑山舊水營因憶李統制有感)」은 임진왜란 당시에 한산도에서 70여척의 적선을 격파하고 이듬해 한산도를 본영으로 삼도수군통제사(三道水軍統制使)가 된 이순신(李舜臣)의 충성심과 용맹을 기리고 이순신의 죽음을 애도한 것으로, 이순신을 찬양하고 경외하는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그밖에 「망대마도(望對馬島)」·「통영(統營)」·「등진해동문루망견해중양소도(登鎭海東門樓望見海中兩小島)」 등 왜(倭)에 대한 적개심과 우국충정의 마음이 표출된 시들이 여러 편 있어 저자의 현실인식 태도를 살필 수 있다.
「독대학(讀大學)」·「독중용(讀中庸)」은 사서 가운데에 『대학』과 『중용』에서 얻은 학문의 자세를 시로 노래한 것이다. 경(敬)을 주로 삼으며 만세의 근원이 책에 있으니 성실한 자세로 임하며 한 가지 이치에 침잠하되 치우침도 편벽됨도 없이 하겠다는 각오를 다짐한 내용이다.
「우음(偶吟)」에서는 곤궁함 가운데 늙어버린 자신을 한탄하며, 이제는 조물주도 어찌할 수 없는 세월의 무상함을 읊조리기도 하였다. 그밖에 교우·형제들과의 차운시가 많다. 중형과 벗들에게 답한 서(書)가 있으나, 특별한 내용은 없고 안부의 내용이 주종을 이룬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양란 뒤의 현실을 바라보는 선비의 안타까운 우국충정이 시로 잘 표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