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당굿에서 볼 만한 큰 굿거리는 손굿과 군웅(軍雄)굿인데 이러한 큰 굿거리를 할 때 굿터를 벌려놓기 위하여 추는 춤이다. 터벌림은 도당굿 중 잡문잡기와 같이 다른 거리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 춤의 목적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즉, 굿터를 청정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과, 구경꾼이 몰려 굿터가 좁아졌기 때문에 굿터를 넓힐 겸 무당들의 춤솜씨(또는 연기)를 여흥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설이 그것이다. 춤을 추어 터를 깨끗이 닦거나 넓히는 방법은 정방형으로 사방을 돌아다니는 것이다.
터벌림춤은 무녀들이 추는 것, 남무가 추는 것, 또는 남녀무당들이 혼합하여 추는 것 등이 있다. 형식은 보통 두 사람의 대무(對舞), 또는 네 사람이 춘다. 기본 춤사위는 꽹과리를 치면서 제자리에서 왼발을 왼쪽으로 발꿈치를 꺾어올려 딛고 두 발을 모아 비껴 오른쪽을 보고 무릎을 약간 굽히고, 오른발을 오른쪽으로 발꿈치를 꺾어올려 딛고 두 발을 모아 비껴 왼쪽을 보고 무릎을 약간 굽힌다.
다음은 앞으로 4보 걷고 마지막에는 제자리에서 오른손의 꽹과리를 왼쪽 밖으로 틀면서 머리 위에서 왼쪽으로 원을 그리고 왼쪽으로 회전한다. 이러한 동작을 처음부터 네 번 반복하면서 사방을 도는 춤이다.
반주악기로는 꽹과리·장구·징을 치면서 처음에는 느린 장단으로 시작하여 점점 빠른 장단에 맞추어 정방형으로 계속 돌면서 춤을 춘다. 이 춤은 흰 두루마기를 입고 추며, 손에 꽹과리를 가지고 추기 때문에 손짓보다는 발놀림의 춤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