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조로 되어 있는데 당시 청소년의 교육을 쇄신하기 위한 것으로서, 학령(學令)의 미비한 점을 보충하였다. 학교생활 뿐만 아니라 가정 및 사회 생활의 준칙까지 제시되어 있다.
내용은 ① 뜻을 세움[立志], ② 몸가짐[檢身], ③ 글읽기[讀書], ④ 말을 삼가는 것[愼言], ⑤ 마음 속에 간직하여 잊지 말아야 할 것[存心], ⑥ 어버이를 섬김[事親], ⑦ 스승을 섬김[事師], ⑧ 벗을 택함[擇友], ⑨ 가정생활[居家], ⑩ 사람을 접함[接人], ⑪ 과거에 응하는 것[應擧], ⑫ 의를 지킴[守義], ⑬ 충직함을 숭상함[尙忠], ⑭ 공경을 돈독히 함[篤敬], ⑮ 학교생활[居學], ⑯ 글읽는 방법[讀法] 등으로 되어 있다.
‘입지’에서는 학문을 배우려는 자는 먼저 뜻을 세워 도(道)로써 자임(自任)할 것을 강조하였다. ‘독서’에서는 글을 읽을 때는 반드시 얼굴을 정숙하게 하고 단정히 앉아서 뜻을 한결같이 가져야 한다고 쓰고 있다. 한 가지 글이 익숙해진 다음에 비로소 다른 글을 읽을 것이며, 많이 보기만 힘쓰지 말고 글의 깊은 뜻을 알아야 한다고 하였다.
글 읽는 순서는 ≪소학≫을 먼저 배워 근본을 배양하고, 다음에는 ≪대학≫과 ≪근사록≫으로써 그 규모를 정하고, 그 다음에는 ≪논어≫·≪맹자≫·≪중용≫ 등 오경(五經)을 읽으라고 권하고 있다.
≪사기 史記≫와 선현의 성리서(性理書)를 간간이 읽어 뜻을 넓히고 식견을 정밀히 해야 함을 밝혔다. 글 읽는 중 여가에는 거문고·활쏘기·투호 등의 놀이는 좋으나, 장기·바둑 등 잡희는 공부에 방해가 되니 가까이하지 말 것을 경계하고 있다.
‘존심’에서는 배우는 자가 몸을 닦으려면 안으로 마음을 바로잡아서 외물(外物)의 유혹을 받지 않아야만 마음이 태연하여 여러 가지 잡념이 물러나고 진실한 덕(德)에 나아갈 수 있음을 말하였다.
‘사사’에서는 스승의 말과 행하는 일에 의심나는 점이 있을 때는 모름지기 조용히 질문하여 그 득실(得失)을 분별할 것이요, 곧 자기의 사견(私見)으로 스승을 비난해서는 안 되며, 옳은 도리를 생각하지 않고 스승의 말만을 맹목적으로 믿어서도 옳지 못하다고 밝히고 있다.
‘택우’에서는 벗을 택할 때 모름지기 충성과 신의, 효도와 우애, 강직하고 방정한 선비를 선택하여 교우(交友)하되, 허물이 있으면 서로 경계하고 선행으로써 서로 권하고 충고하여 덕행을 닦아 벗의 인륜(人倫)을 다할 것이라고 하였다.
‘거학’에서는 학교에서의 모든 행동거지는 영(令)에 따라야 하고, 여럿이 함께 거처할 때에는 반드시 토론으로 견문을 넓히며, 예법에 맞는 몸가짐으로 가지런히 정돈하고 엄숙하여야 함을 밝혀 놓았다.
이 글은 유교 정신에 뿌리를 둔 당시의 교육목표이자 학교교육의 준칙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전통사회의 교육관에 대하여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