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조 때 임제(林悌)와 평양 기생 한우(寒雨)가 주고받은 시조. 2수로 ≪해동가요≫·≪청구영언≫ 등에 전한다.
이름난 기생 한우를 보고 임제가, “북천(北天)이 ᄆᆞᆰ다커를 우장 업시 길을 나니, 산의ᄂᆞᆫ 눈이 오고 들에ᄂᆞᆫ 챤비 온다. 오ᄂᆞᆯ은 챤비 마ᄌᆞ시니 얼어 ᄌᆞᆯ가 ᄒᆞ노라.”라고 읊자 한우는 이에 화답하여, “어이 얼어 잘이 므스 일 얼어 잘이, 원앙침(鴛鴦枕) 비취금(翡翠衾)을 어듸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ᄎᆞᆫ비 맛자신이 녹아 잘ᄭᅡ ᄒᆞ노라.”라고 하였다.
임제가 ‘한우’라는 기생 이름에 빗대어 찬비 맞았으니 얼어 자겠다고 하자, 한우는 찬비에 자신을 빗대어 원앙침 비취금 속에 녹아 자라고 한 것이다. 서로 빗대어 말하는 수법이 재미있으며, 남녀간의 수작임에도 속되지 않게 표현한 점이 특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