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4책. 필사본. 서문과 발문이 없어 편자와 필사 시기를 알 수 없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다.
권1·2에 시 70수, 만사 5수, 소(疏) 15편, 부주(附奏) 10편, 권3·4에 서(書) 42편, 서(序) 27편, 기(記) 6편, 발(跋) 5편, 기후(記後) 4편, 잠(箴) 1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사실적이며 운치가 높다. 「범주저자강(汎舟楮子江)」은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따라 배를 타고 지나면서 본 그림 같은 풍경을 묘사한 것이다. 「홍류동(紅流洞)」은 속세를 떠나 신선의 경지를 더듬던 최치원(崔致遠)의 자취를 찾아 신선이 된 듯한 감정으로 읊은 것이다. 「하목정(霞鶩亭)」에서도 시인 묵객의 풍류를 보여주고 있다.
소의 「별유소명후사직겸진소회소(別諭召命後辭職兼陳所懷疏)」에서는 치국의 도를 논하였다. 『논어』의 애인장(愛人章)을 인용, 백성을 사랑하여 고통을 덜어주고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하였다. 또 『대학』의 삼강령(三綱領)과 팔조목(八條目)의 제도에 따라 백성을 사랑한다면 왕도 정치가 실현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서(書)의 「답김치장평묵서(答金穉章平默書)」는 김평묵과 학문의 요체를 논한 것으로, 귀신·음양·태극·양심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였다.
서(序)의 「백촌김충의공유사중간서(白村金忠毅公遺事重刊序)」는 김문기(金文起)의 유사를 중간하면서 소회를 밝힌 것이다. 그가 단종을 위해 지킨 살신의 의리는 결코 사육신에 뒤지지 않으니, 그들과 동일한 예우를 하여 같은 사당에 제향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 밖에 갑오경장 때 의복 제도의 개혁을 반대하는 내용의 「논의제삼소(論衣制三疏)」와, 『심경』의 주에 대해 변석한 「심경주변발(心經註辨跋)」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