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일조각(一潮閣)에서 펴냈다. 저자가 1959년부터 1968년까지 10년간 발표한 10편의 논문들을 한중 관계사 도론(韓中關係史導論), 조공 관계 연구(朝貢關係硏究), 정묘호란(丁卯胡亂)에 관한 연구(硏究), 문화 관계 연구(文化關係硏究) 등 4부로 분류하여 정리하였다.
제1부는 「중국(中國)과 외이(外夷)」와 「중국(中國)과 한국(韓國)」의 두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국과 주변 국가, 특히 한국과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분석, 정리한 것으로, 제도적인 변천과 각 시대의 성격상 특징을 규명하였다.
이러한 포괄적 인식 위에 한중 관계를 체계화한 것이 제2부의 「한중조공관계개관(韓中朝貢關係槪觀)」과 「청대한중조공관계고(淸代韓中朝貢關係考)」이다. 두 편의 논문은 모두 한중 관계의 기본 성격을 조공 관계라는 정치제도를 축으로 그 역사적 전개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그 결과 한중 관계는 전형적인 조공 관계와 준조공 관계 및 비조공 관계라는 세 가지 성격의 관계였음을 규명한다. 제3부는 「정묘호란의 화평 교섭(和平交涉)에 대하여」·「정묘호란시 후금군(後金軍)의 철병 경위(撤兵經緯)」 등 두 논문과 「왜란·호란시(倭亂胡亂時)의 유해(劉海)와 유흥조(劉興祚)」, 「단도(椴島)의 명칭에 관한 소고(小考)」 등 두 편의 부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모두가 비조공 관계의 한 양상인 군사적 교섭 관계를 정묘호란이라는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확인한 성과이다. 문화적 교섭 관계를 다룬 제4부는 「실학(實學)의 의의(意義)에 대하여」와 「청대(淸代) 학술(學術)과 완당(阮堂)」 등 두 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자는 특히 중국에서 고대로부터 사용되어 온 실학의 의의와 개념을 분석함으로써 우리 실학의 개념 정립에 크게 공헌, 학설사 측면에서 주목받는다. 이 책은 저자의 뒤이은 연구 성과와 더불어 한국의 동양사학계에 실증주의에 입각한 연구 방법을 제시했고, 특히 한중 관계사의 기본 성격과 체계화를 위한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공헌한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