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
섬유는 일반적으로 구성원료에 따라 천연섬유와 인조섬유로 크게 분류된다. 인조섬유 중에서 저분자량의 화합물로부터 합성하여 화학적 방법에 의하여 중합된 합성고분자를 원료로 하는 섬유를 합성섬유라 한다.
〔합성섬유의 유래〕
인조섬유가 발명된 것은 누에가 견사를 토하여 내는 것을 보고 인공적으로 섬유를 제조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1674년 영국의 박물학자이며 철학자인 후크(Hook,R.)는 저서에서 인조섬유의 가능성을 기술하였고, 1734년 프랑스의 박물학자인 레오뮈르(de Réaumur,R.A.F.)도 점액에서 생사와 같은 섬유를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그 뒤 화학기술의 진전으로 각종 고분자물질이 제조되기에 이르렀으며, 1846년 독일의 쉔바인(Schönbein,C.F.)이 면에서 초화면을 만드는 데 성공하였다. 이것이 최초의 인조섬유의 원료였다. 그리고 독일의 슈바이처(Schweitzer,E.)가 슈바이처시약에 셀룰로오스가 용해되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동암모니아 인조견사의 기초가 되었다.
그 뒤 크로스(Cross,C.F.)와 베반(Bevan,E.J.) 등에 의하여 셀룰로오스를 원료로 하는 동암모니아법·비스코스법·아세테이트법이 연구되었으며, 1892년 비스코스법이 공업화되었다. 1917년 미국에서 아메리칸 비스코스(American Viscose)의 공장이 세워졌으며, 우리나라에서도 1966년 흥한비스코스회사가 설립되었고, 1979년 원진레이온이 설립되어 수요를 자급할 뿐 아니라 수출도 하고 있다.
합성섬유는 이와 같은 인조섬유의 발전에 수반하여 셀룰로오스·단백질 등뿐만 아니라 섬유화가 가능한 합성고분자물질로 섬유를 만드는 데 착안, 개발되었다. 합성고분자물질을 점액체로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합성섬유 제조가 가능하다고 기대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1910년대에 폴리염화비닐에서 합성섬유를 만들게 되었으며, 1931년 독일의 헤르만(Herrman,W.D.)과 훼넬(H○hnel,W.)이 폴리비닐알코올로부터 폴리비닐알코올섬유를 만드는 데 성공하여 특허신청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수용성이었기에 의료용(衣料用)으로는 부적당하였다.
이것을 본격적인 피복용 섬유로 개발한 것은 우리 나라 사람 이승기(李昇基)를 중심으로 한 일본 경도대학의 연구진으로, 1939년 폴리비닐알코올섬유합성 1호를 발표하였다.
공업화는 1948년에 시작되었다. 1938년 미국 뒤퐁사(Du Pont社) 내 캐러더스(Carothers,W.H.)의 연구진에 의하여 폴리아미드섬유인 나일론이 개발되었다.
독일에서도 폴리아미드섬유의 연구가 이루어져서 나일론6을 합성하여 퍼얼론 엘(Perlon L)이라 명명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1963년 한국나일론주식회사에서 나일론을 생산하기 시작하였으며, 그 뒤 여러 회사에서 생산하게 되었다.
1941년에는 폴리에스테르섬유가 영국의 CPA(Calico Printers Association)에서 성공되어 테릴린(Terylene)으로 명명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8년 대한화섬에서 생산을 시작하였다.
1931년 독일에서는 아크릴섬유의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미국에서도 1948년 뒤퐁사에서 오올론(Orlon)으로 명명, 발표되었고, 1951년에는 미국의 켐스트랜드사(Chemstrand社)에서 아크릴란으로 명명, 발표되었다. 우리 나라에서는 한일합섬에서 한일론, 태광산업에서 에이스란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합성섬유의 분류〕
폴리아미드섬유·폴리에스테르섬유·아크릴섬유는 합성섬유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섬유로 3대 합성섬유로 지칭된다.
오늘날에는 수많은 합성섬유가 개발되어 이용되고 있는데, 이들 합성섬유의 분류는 섬유의 원료가 되는 고분자물질에 의하거나 화학구조상에 의해 분류된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공업규격 KSK0904로서 섬유를 분류하고 있는데 합성섬유는 〔그림 1〕과 같이 분류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그림 2〕와 같이 분류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 합성섬유는 용도에 맞추어 다양하게 제조되고 있으며, 가공기술도 발달되어 단점을 고쳐가고 있다.
대표적인 합성섬유로는 나일론, 폴리에틸렌테레프탈라이트, 폴리아크릴로니크릴, 폴리비닐알코올,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이다. 대표적인 합성섬유들의 제조법과 용도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번째로 폴리에스터(PET)계 섬유는 텔레프탈산(TA) 또는 디메틸에스터인 디메틸텔레프탈라이트(DMT)와 디올과의 축합중합에 의해 얻어진다. 1940년대 초에 영국의 CPA에서 개발되어 1950년에 영국의 ICI사가 기업화했으며, 오늘날 전 세계에서 무엇보다도 다량으로 생산되고 있는 섬유이다.
일반적으로 PET섬유의 융점은 260℃, 인장강도는 4.5∼9.5g/d, 비중은 1.37∼1.39, 흡습도는 0.4%(표준상태)이다. 필라멘트(장섬유)와 스테이플(단섬유)은 거의 같은 정도로 제조되고 있다. 워쉬 앤 웨어(W & W)성, 내열성, 열가소성이 뛰어나 의류용 섬유 중에서 가장 큰 시장성을 가지고 있다.
두번째로 아크릴계 섬유는 아크릴로니트릴 단위를 주성분으로 하며, 아크릴로니트릴만으로는 섬유가 되기 어려우므로 염화비닐이나 초산비닐 등을 공중합화하여 섬유를 만들고 있기 때문으로 여러 가지 성질이 다른 섬유가 제조되고 있다.
아크릴섬유는 비중이 1.14∼1.17로 매우 낮으며, 다른 합성섬유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高)벌키실의 제조가 가능하고, 염색성도 합성섬유 중 가장 뛰어나다.
아크릴 섬유는 내(耐)일광성이 우수하여 반년간 밖에 두어도 원래의 강도의 77%를 유지할 수 있어 옥외에서는 태양을 막는 시트·호스·벨트·여과포·어망·방수포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옥내에서는 커튼·테이블클로스·모포·시트 등에 이용되고 있으며 의류용으로는 니트웨어에 100% 아크릴을 사용하거나 양모와 혼방하여 모포·카펫·깔개 등에 주로 사용된다.
세번째로 폴리아미드계 섬유는 아미드결합(-NHCO-)으로 연결된 고분자 화합물의 총칭이며, 지방족 폴리아미드와 방향족 폴리아미드로 구별된다. 전자의 대표적인 것으로 폴리아미드는 단순히 ‘나일론’으로 불리고 있고, 후자는 폴리아라미드라 불리며 슈퍼섬유의 원료가 된다.
나일론은 제조방법의 차이에 따라 나일론6과 나일론6/6, 나일론4/6, 나일론6/10, 나일론11 등 여러 종류의 나일론이 생산되고 있다.
나일론 섬유는 모두 가볍고, 천연섬유에 비하면 흡습성이 낮고 강도가 높으며 열가소성이 있다. 융점은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나일론6/6이 약 260℃, 나일론6은 약 220℃로 나일론6/6이 내열성이 약간 더 좋다.
W & W성은 PET섬유보다 떨어지고, 빳빳하지 못하고, 내광성도 나쁘고, 일광에 쉽게 황변하기 때문에 PET섬유와 같은 겉옷감으로는 사용되고 있지 않다.
산업용으로는 강도가 높고 가벼우며(비중 1.14), 마찰이나 굴곡 등에도 강하므로 자동차용 타이어코드·카펫·낙하산지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네번째로 폴리프로필렌(PP)섬유는 프로필렌의 부가중합에 의해 만들어지는 열가소성 고분자로서 입체규칙성 중합으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합성 고분자이기도 하다. 아이소택틱 PP의 합성법은 1955년 이탈리아의 나타 팀에 의해 확립되어 공업적인 용도로 사용되고 있으며 섬유는 용융방사법으로 제조된다.
아이소택틱 PP섬유는 합성섬유 중에 가장 가벼워(비중 0.91) 물에 뜨는 섬유로 출현 당시에는 꿈의 섬유로 불리었다. 또한 보통 사용되는 섬유의 강도는 4.5∼7.5g/d, 신도는 15∼60%, 산업용으로서 8∼9g/d 인 것도 있어, 강한 섬유의 하나이기도 하다.
소수성 폴리머이고 흡습시에도 강도는 거의 변하지 않고, 산·알칼리에는 강하지만, 염색성이나 내열성이 떨어진다. 가벼움을 이용해 로프·어망·여과포·범포·텐트 등에 사용되지만 염색성이 없어 의류용 소재로는 이용되지 않는다. 필름은 연신 방향의 직각 방향으로 찢어지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을 이용해 포장용 끈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다섯번째로 폴리에틸렌 섬유는 에틸렌을 부가중합하여 합성시키는데, 중합법에는 고압법과 저압법이 있어 제법에 따라 폴리머의 성질이 매우 다르다. 폴리에틸렌은 주로 열가소성 수지가 이용되고 있어, 섬유로서도 특수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화학적 안정성이 뛰어나 매우 강한 섬유이지만 내열성이 떨어져 의류용으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이 산업용으로서 폴리프로필렌 다음으로 가벼운 섬유이다.
식품공장에서의 작업복, 저온에서의 여과포, 점토나 더러운 것을 여과시키는 여과포에 적합하다. 방충망·끈류·어망·로프·모기장 등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초고분자량(분자량 100만 이상)이 합성되어, 고강도·고탄성의 슈퍼섬유 제조를 위한 원료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여섯번째로 폴리비닐알코올(PVA)섬유는 포발이라고도 불리며 비닐알코올을 직접 중합하여 만드는 것이 아니라, 초산비닐을 라디칼중합하여 폴리초산비닐을 합성하고 이것을 알칼리로 검화하여 만든다. 수용성의 폴리비닐알코올을 습식방사한 다음, 포름알데히드로 아세탈화 처리하여 내수성 섬유로 만든다. 이것이 비닐론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이것은 합성섬유 중에서 가장 흡습성이 많아 목면과 아주 유사한 합성섬유라고 불린다. 화학구조에서 보이는 정도의 친수성은 없어, 학생복·작업복·레인코트·우산 등 의류용에 적합하다. 산업용으로는 어망·로프·공업용 여과포·시트·호스·벨트·건축용 안전망·스포츠망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일곱번째로 폴리염화비닐은 1931년 독일에서 발명된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발명된 합성섬유이고 폴리머는 염화비닐을 중합해 만든다. 염화비닐은 에틸렌의 염소화에 디클로로에탄을 만들어 이것을 열분해하여 만들어진다. 섬유는 건식방사법, 또는 용융방사법으로 제조된다.
섬유의 성질은 내수성, 내약품성, 비부식성이 있고, 불연성이며, 연화점이 매우 낮은 것이 결점이다. 필라멘트 60℃에서, 스테이플은 90∼100℃ 정도에서 수축하기 시작한다. 이 열수축성을 역으로 이용하여 열로 수축하지 않는 양모를 떠오르게 한 체크의 벨벳이 만들어진다.
인테리어로서는 불연성 커튼이나 카펫에, 산업용으로는 로프·전선피복·범포·펠트·방충망·여과포·어망 등에 사용되고 있다. 그 외 의료용 지지대나 가발에도 사용된다.
여덟번째로 폴리염화비닐리덴 섬유는 1940년 미국 다우케미칼(Dow Chemical)사가 공업화했고, 사란이라는 상품명으로 시판되고 있다. 염화비닐을 원료로 하여 염화비닐리덴을 만들고, 이것을 라디칼중합하여 고분자량의 폴리염화비닐리덴으로 만든다.
폴리염화비닐리덴은 결정성 고분자이므로, 딱딱하며 가공하기 어렵다. 그리하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염화비닐리덴에는 염화비닐(13% 중량)과 아크릴로니트릴(2%)이 공중합되어 있으며 용융방사하여 섬유로 만든다.
섬유의 특징은 염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선명하고 견뢰도가 우수하다. 난연성, 내약품성, 내마찰성, 내후성이 뛰어나므로 방충망·텐트·카텐·카펫·자동차용 시트·모기장·브러시·골프백·여과포·어망·로프 등에 사용된다.
가스베리어성(기체를 통과시키지 않는 성질)이 가장 높은 고분자이므로 식품포장용 필름이나 가정용 랩필름으로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비중이 크고, 흡습성이 전혀 없으므로 의류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아홉번째로 폴리우레탄계 섬유는 분자 내에 우레탄결합(-OCONH-)을 가진 고분자 화합물의 총칭으로 섬유·고무·도료 등 많은 산업용 자재로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디올(예를 들면, 1, 4-부탄디올)과 디이소시아네이트(예를 들면, 디페닐메탄디이소시아네이트)의 중부가반응에 의해 제조된다.
폴리우레탄 섬유의 응용으로 스판덱스 섬유(탄성섬유)가 있다. 이것은 우레탄 결합으로 형성되는 하드 세그멘트(분자의 움직임이 눌려 있어 딱딱한 부분)와 폴리에스터와 같은 소프트 세그멘트(고무와 같이 부드러운 부분)로 구성되는 세그멘트화 폴리우레탄이다.
섬유는 습식방사와 건식방사 중 어느 방법으로든 만들어지며 각각 일장일단이 있다. 섬유의 특성은 고무보다 강하고 가벼우며 내마모성이 뛰어난 점이다. 멀티사가 만들어지므로 봉제할 때 끊어지는 일이 없고, 응용범위도 넓다.
폴리우레탄은 그 성질상 폴리우레탄 100%로 만들어지고 있는 제품은 없다. 예를 들면, 폴리우레탄을 심으로 하고,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터로 피복한 실(커버링사)로 만들어지는 파워네트는 파운데이션에 사용된다.
압박감이 없고 몸에 달라붙기 때문에 호평을 받고 있다. 주로 벨트·브래지어·코르셋·거들·포대·지지대·양말의 고무 부분에 사용되고 있다.
열번째로 폴리알킬파라옥시벤조레이트계 섬유는 폴리에스터에텔 혹은 벤조레이트로도 불린다. 견과 같은 합성섬유의 하나로 개발되었다. 화학구조나 성능은 폴리에스터와 아주 비슷하고 용융방사로 섬유를 제조한다.
비중은 1.34로 견과 거의 같으며 부드러운 감촉을 지니고 있다. 용도는 양모나 견의 혼방제품·카펫·커튼·레이스·여과포·로프·벨트기포 등이다.
마지막으로 폴리테트라플루오르에틸렌 섬유는 불소섬유의 하나로 제2차세계대전 중 듀폰사가 원폭제조용 재료로 개발하여 전후 공업화되었다. 테프론(상표)의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원료 모노머의 테트라플루오르에틸렌은 다음과 같은 반응식으로 만들어진다.
폴리머를 오토크레이브 중에 산소 또는 과산화벤졸을 촉매로 합성시킨다. 테프론은 무기·유기용매에도 녹지 않고 내약품성도 강하며 또한 400℃ 이상의 고온에서만 용융한다.
따라서 일반 용융방사는 어렵고 물에서의 소립자를 물에 분산시켜 리본 상으로 배열시킨 뒤 305℃에서 융해시켜 필라멘트를 만들고, 그것을 4배로 연신하면 1.5g/d의 인장강도를 가지는 투명한 필라멘트가 만들어진다. 섬유의 성질은 내약품성·발수성·내후성이 뛰어나나, 결점은 가격이 고가인 점이다.
〔전망과 과제〕
지금까지 소개되었던 합성섬유 이외에도 근래에는 “신합섬(新合纖)”이 나타나고 있다. 신합섬이란 고도의 섬유기술을 구사하여 종래의 합섬이나 천연섬유에는 없는 새로운 감성과 기능을 가진 의류용 섬유로서의 생지를 가리킨다.
21세기를 복합 감성(M.B.Emotion)의 시대라고 한다. 여유, 풍부함 등의 질 높은 라이프 스타일이 요구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기호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인간이 어떠한 것을 입는가’ 하는 것에서 ‘인간이 어떻게 입는 것이 좋은가’로 연구의 방향도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감성공학, 인간공학 등의 연구체제가 더욱 더 중요하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의 합성섬유의 개발을 보면 천연섬유의 모방이었지만 앞으로는 창조로 전개되어서 신기능성 섬유와 고감성 섬유, 형상기억 등의 인텔리전트 섬유, 방사능 차단성능 등을 갖는 뉴프론티어 섬유, 생체기능 섬유 등이 개발되고 현실화될 것이다.
그리고 자연으로의 회귀, 건강의 재인식, 고령화사회 등의 21세기의 요청에 맞는 새로운 고기능성 섬유로 천연섬유의 개질이 계속될 것이다.
아직 국내의 현실은 서구의 섬유선진국들에 비해 한 단계 기술이 낙후되어 있으나 21세기적 현실과 섬유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하여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계속 진행하여 다가오는 미래에는 섬유선진국으로서 자리잡게 해야 할 것이다.